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5.06 13:20

야당 '텃밭'으로 당선 무난 예상…당권마저 장악하면 '이중 방탄복' 입는 격

지난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월 6일 서울 도봉산 입구에서 굳은 표정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지난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월 6일 서울 도봉산 입구에서 굳은 표정으로 주먹을 꼭 쥐고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인해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에 민주당은 이재명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 지도부가 이재명 고문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것에 대해서 이 고문도 동의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재명 고문에게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동시에 이번 지방선거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비대위는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인천계양을은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의 지역구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선 해당 지역 표심을 되돌아볼 때 지나 대선에서 아깝게 패배한 이 고문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당선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기고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 고문의 출마에 대해) 언론 보도도 있고 인천 지역 의원들의 요청도 있어서 시기적으로 오늘 결정하는게 맞겠다는 차원에서 윤호중·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이 고문에게 요청을 했고, (이 고문이) 동의하고 수락하며 이번 선거에 직접 출전해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내에서 반대 의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비대위원들이) 찬반 의견을 개진하고 결정을 내렸다"며 "(전략 공천) 선택의 필요성에 대해 다 동의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게속해서 "윤호중·박지현 비대위원장이 공동선대위원장을 하고 이재명 고문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고문을 중심으로 선거 체계를 갖춰나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피력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또 경기 성남 분당갑에는 현 지역위원장인 김병관 전 의원을, 창원 의창에는 김지수 현 경남도의원 겸 지역위원장을 공천하기로 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7곳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인천을 지역구로 하는 박찬대·이성만·정일영·허종식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1614만명의 유권자들을 다시 결속해서 6.1 지방선거에 승리하게 할 유일한 카드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라며 "인천을 이기면 전국에서 이길 수 있다. 격전지 인천 출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고문이 중앙 정치권에 발을 들이는 건 대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고문은 지난 두 달 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해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나흘 앞두고 전격 등판이 결정된 것도 주목된다. 대선에서 윤 당선인과 0.73%p의 초박빙을 펼쳤던 만큼 이 고문의 전격 등판이 윤 당선인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이 자신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계양을 출마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려는 것은 대장동 수사나 성남FC 후원의혹 수사 등 향후 본격화될 검찰 조사에서 국회의원 신분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만큼 성남 분당갑에 출마하는 것이 정치 도의를 지키고 대의명분도 살릴 수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 표가 더 나왔던 이곳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지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 고문이 처음으로 금뱃지를 달게 되면 오는 8월 민주당 당권 도전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만약 당권마저 손에 쥔다면 '이중 방탄복'을 입게 된다. 이 고문의 국회 입성을 도운 '친명계'는 2024년 총선에서 '공천 보장'이란 논공행상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이 고문이 민주당세가 강한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사실상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 고문은 계양을 선거에서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