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5.24 14:14

최태원 "변하라고 하는데 '라떼'만 찾는 기업은 꼰대"…정의선 "기업의 역할, 사회적가치 증진까지 확장해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계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계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대표 대기업과 우아한형제들, 마켓컬리 등 스타트업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사회적가치 전도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도로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76개 기업이 모여 '신기업가정신'을 선언했다. 기업이 성장을 통해 사회적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당사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슬아 컬리 대표 등 기업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신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성장을 통한 일자리 및 이윤 창출이란 본연의 역할을 넘어서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달라진 사회 요구에 따라 기후 변화·저출산 등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협력사·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임무도 맡는다. 

과거 기업가정신은 '사업보국'이었다. 사업을 통해서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기업 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 국가와 국민에 이바지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사업보국 정신은 현재 대한민국의 성장세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이윤 창출은 지금도 기업의 목표이자 임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기업의 역할에 대한 사회의 기대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경제계가 선포한 신기업가 정신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만들어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신기업가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신기업가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이날 신기업가정신 설명에 나선 최태원 회장은 "꼰대는 여러 유형이 있지만 공통점이 존재한다.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국민은 변하라고 하는데 기업은 '라떼'만 찾으면 꼰대로 낙인찍힌다"고 전 경제계의 변화를 촉구했다.  …

이어 "어떻게 변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혼자 고민해서 풀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서 대한상의는 지난 1년간 국민, 전문가, 기업 회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기업가의 모습을 연구했다"며 "과거 석학들은 기업가정신을 '모험과 도전' 정신이라거나 '파괴적 혁신'이라고 했다. 우리가 만들고 실천해야 할 새로운 기업가정신은 사회 요구에 부응해 기업이 변화하고, 새로운 문제나 기회를 혁신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기후 변화, 공급망 재편, 사회 양극화, 포스트 코로나 등 당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기업가정신 선포에 동참한 기업인들도 최 회장 의견에 힘을 실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기업가정신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요즘은 기업에 대한 사회의 기대가 커진 상황"이라며 "이제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진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기업가 정신을 이윤 창출에서 사회적가치 증진으로 바꾸는 신기업가정신을 제창하는 것은 시기적절하고 모든 기업인이 그 취지를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업 역할은 시대 변화와 국민 요구에 따라 변화한다. 포스트코로나 이후 기업에 대한 요구가 더 커졌다. 기업의 역할론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소중히 여기고 기업의 역할을 사회적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정신이야말로 답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과 행동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날 경제계는 ERT라는 별도의 실천기구를 구성해 향후 구체적인 활동을 해 나가기로 했다. ERT는 '신기업가정신 협의회'를 뜻하는 'Entrepreneurship Round Table'의 약자다. 지난 2019년 8월 기업의 목적을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기로 한 미국의 대표 경제단체인 'BRT(Business Roundtable)'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ERT는 전 경제계가 함께하는 '공동 챌린지', 개별 기업의 역량에 맞춘 '개별 챌린지' 두 가지 방식으로 실천과제를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언급된 공동 챌린지 예시에는 임직원이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눈치가 없네',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Zero 플라스틱 데이', 북유럽식 플로깅을 벤치마킹한 '줍줍', 다회용 용기로 포장 시 할인해 주는 '용기내 챌린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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