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6.27 17:50

LG전자, TV부문 부진 '흐림'…'비' 오는 LG디스플레이, 2020년 2분기 이후 흑자 행진 중단 우려

LG전자 본사 트윈타워 사옥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본사 트윈타워 사옥.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올해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는 LG그룹 전자계열 3사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대내외 악재에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LG이노텍은 주요 고객사 애플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19조4354억원, 영업이익은 875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0.34% 감소했다.  

실적 전망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장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커지며 증권가는 LG전자를 포함한 전자기업들의 매출·영업이익 추정치를 연일 낮춰잡는 추세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전 수요가 둔화세에 접어든 것이 LG전자의 2분기 실적 하락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레진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운반비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 역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TV 부문이 부진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홈엔터테인먼트 특수 소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수요 급감 등으로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유통 재고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달러화 강세 및 이종통화 약세 역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현재 TV 실적이 저점으로 관측되는 점, 적자를 이어가던 전장(VS) 사업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반등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더 안 좋다. 2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8.78% 감소한 6조3538억원, 영업손실은 590억원이다. 증권가 전망대로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이어온 흑자 행진은 멈추게 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상하이 봉쇄 영향이 컸다. 지난 4~5월 전 세계 IT기업 공장이 몰린 중국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물류가 지연됐고, IT기업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도 피해를 봤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2분기 수요 자체가 줄어들기도 했다. LCD 패널 가격의 낙폭이 예상보다 큰 점 역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끌 돌파구는 OLED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OLED 모바일 부문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성수기 효과로 전사 영업이익은 흑자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지연됐던 LCD 사업 축소 및 OLED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LCD 업황 악화에 따른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나 중장기 대형 OLED와 POLED 포트폴리오를 유일하게 갖춘 업체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제공=LG이노텍)

2분기 주춤할 것으로 보이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와 달리 LG이노텍은 호실적이 예상된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3조1420억원, 영업이익은 228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3.44%, 영업이익은 50.16% 증가한 규모다. 최근 증권사들이 연이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다른 전자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이끈 인플레이션이 LG이노텍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양극화되면서,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 애플의 아이폰 13 초고가 모델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확대 국면 속에서 초고가 또는 초저가 제품만 판매 호조를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LG이노텍이 집중하는 아이폰 초고가 모델 판매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8월부터 아이폰 14 부품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고, 아이폰 14 출하량이 전작 대비 20%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폰 초고가 모델 출하 비중이 60% 이상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 화소가 전작 대비 4배 개선되며 20%의 판매가격 상승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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