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2.10.05 13:16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시스템과 태양광 수소생산시스템. (사진제공=울산과학기술원)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전자를 추출하는 시스템과 태양광 수소생산시스템. (사진제공=울산과학기술원)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나무 찌꺼기로 화합물을 만들고, 이때 얻은 전자로 '태양광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5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류정기·장지욱·장성연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중 '리그닌'만을 분해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었고, 이 과정에서 생긴 전자로 태양광 수소를 만들 수 있는 '고효율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에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썼으며, 모든 외부 에너지 없이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수소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태양광에 기초해 전기 에너지만으로 수소의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목질계 바이오매스 중 리그닌은 주로 폐기물이었다. 구조가 복잡해 분해하기 어렵고, 150℃ 이상의 고온과 고압으로 처리해도 경제성이 낮은 화합물을 생성했기 때문이다. 

류정기 교수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리그닌만 분리하기 위해 몰리브덴(Mo) 기반의 물질인 '인몰리브덴산(PMA)'를 촉매로 썼다. 저온(60℃)에서 리그닌만 분해하자 '바닐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리그닌이 바닐린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전자를 추출,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했다. 수전해 기술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인데, 기존 방식은 수소와 함께 발생한 산소로 인해 폭발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었다. 수전해 기술 중 태양광 에너지를 연료로 전환하는 '태양광 수소생산시스템'은 높은 에너지를 요구해 전기 에너지를 추가해야 했다.

연구팀은 리그닌의 변환 과정에서 얻은 전자를 활용해 산소 발생을 막는 수전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가시광선 전체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적용해 수소 생산량을 늘렸다. 그 결과, 태양광 아래에서 20시간 동안 수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최유리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교수는 "이 시스템은 넓은 범위의 태양광을 흡수해 수소를 만들고, 산소나 이산화탄소를 만들지 않는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에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0월 3일 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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