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5.16 14:49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그동안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해온 검찰이 16일 KT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날 KT 광화문 사옥을 비롯 계열사와 협력 업체 등 10여곳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KT 내부에서는 이날이 KT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자 신청 접수를 마감하는 날이어서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KT는 이날 오후 1시까지 접수한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를 접수할 계획이었다. KT는 접수한 주주 추천 후보에 외부 전문 기관의 추천을 받은 후보를 더해 사외이사 후보자군을 구성한 후 심사를 거쳐 이사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KT는 압수수색과 사외이사 후보 주주 추천이 무관하다는 입장이며, 접수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계열사의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심을 받은 바 있다. 구현모 전 대표 재임 시절 KT가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 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었다.

KT는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보도자료에서 "사옥 시설 관리와 미화·경비 보안 등의 건물 관리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다"며 "KT텔레캅의 관리 업체 선정과 일감 배분에 관여하지 않았다. KT텔레캅은 정당한 평가에 의해 물량을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단체인 '정의로운 사람들'이 구 전 대표 등 KT의 전직 임원들이 일감을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한 후 참고인 조사 등을 벌여왔다.

KT새노조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관해 "KT 본사 압수수색은 이권 카르텔의 실체를 구체화했다"고 논평했다.

새노조는 "내부와 업계 정보에 따르면 검찰이 KT 이권 카르텔의 실체 상당 부분 확인했고, 늦게나마 관련 KT 임원들이 범죄 사실을 털어 놓으며 수사가 급진전하고 있다"면서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 원인과 책임이 정권의 과도한 개입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곪을 대로 곪은 KT의 내부 이권카르텔에도 있음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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