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10.27 18:21

이창양 "2차 전지 지금 상황 아주 좋아"…이정식 "30인 미만 시업장 '주당 60시간 근로' 2년 연장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화면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참모 20여명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와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전반적 대책을 내놨다. 

각 부처의 수장들은 기본적 발제 내용 외에는 사전 대본 없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는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는 '경제활성화 추진전략'을,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급망 안정화 및 반도체·이차전지 경쟁력 강화'를, 국토교통부는 '해외건설·원전·방산'을 주제로 발표했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 지원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산업의 회복과 K-컬쳐의 집중육성에 대한 계획을 내놨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디지털·헬스케어'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실제로 현장에서 사업하는 많은 기업인들 입장에서 볼 때 고금리로 인해 투자와 경제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공개회의 개최 배경을 밝혔다.

이어 "한 번으로 끝날 건 아니지만 오늘 우리가 비공개로 해오던 회의를 언론에 공개해 시청하시는 국민들께서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장관들께서 생각하고 추진전략들을 말씀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참모 20여명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회의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KTV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참모 20여명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회의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KTV 화면 캡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상황과 경제활성화 추진방향' 보고를 통해 "전 세계적인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신성장 수출동력 육성이 필요하다"며 "전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반도체·2차전지·조선 등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유지, 최근 수출산업으로 각광받는 원전·방위산업, 건설인프라 등 해외 수주산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이 회의 전체를 이끌어나갔으며 반도체·2차전지·원전 등 '주력산업 경쟁력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우리 수출의 버팀목이자 핵심 산업"이라며 "정부에선 민간 기업이 기획하는 340조원 규모의 투자가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투자는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투자가 가능하도록 범부처 원스톱 투자지원반 가동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장관은 또 2차 전지에 대해선 "이차전지는 지금 상황이 아주 좋다. 국내 기업들이 최고의 기술력 수준을 갖고 있으며 이들 기업이 수주한 금액만 해도 560조원 정도"라며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크게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물 확보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니켈, 리튬 등에 대한 원활한 조달이 2차전지 생산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건 시기"라며 "광물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공급망 안정화 위한 다양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조선산업에 대해선 "지난해 수주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반도체를 능가하는 또 다른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력난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원전산업에 대한 전망도 주요 주제로 부각됐다. 이 장관은 "지난 8월 이집트에 원전을 수출, 1조원 규모의 일감을 수주했다. 이는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첫 수출 이후 13년 만의 성과"라며 "세계시장에선 한국이 돌아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반적인 경쟁력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원전, 방산 모두 국가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아주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 모든 부처가 산업부, 국방부 중심으로 협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참모 20여명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각종 경제현안 자료를 띄워놓고 열띤 토론을 했다. (사진=KTV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부처 장관·참모 20여명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각종 경제현안 자료를 띄워놓고 열띤 토론을 했다. (사진=KTV 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고용인력 특별연장근로를 180일로 확대했다"며 "외국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 국민의 관심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대해선 '규제 추가 해제'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 대해 우려가 많고 사실 규제가 강했다"며 "최근 금리도 오르고 정책 요건이 변해서 과감하게 하나 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무주택자나 1주택자 대상 투기 지역에도 LTV 50%까지 허용을 하겠다"고 제시했다. 현재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비규제지역의 경우 LTV가 70%, 규제 지역은 20~50%가 적용되고 있다. LTV는 담보 대비 대출금액의 비율로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가능 금액을 산출할 때 주로 이용된다.

또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투기·과열 지구에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15억원이 넘는 주담대도 허용하겠다"면서 "규제 완화를 할 건 하고 안정을 위해 지원할 것은 국토부와 협의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에 대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어 이를 기회로 삼아 적극 해외 건설 진출할 때"라며 "민간기업·정부가 한팀으로 수주전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제계의 관심이 모인 '주 52시간제' 얘기도 나왔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0인 미만 사업장에 추가로 주당 60시간 근로를 허용하는 제도가 올해 일몰된다. 최근 업계에 있는 단체가 전부 성명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업계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올해 내 해당 제도를 2년 더 연장하는 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장상윤 교육부 차관,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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