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2.11.30 17:34

전문가 "르노·쌍용·쉐보레, 파격적인 신차 출시 시급"

지난 7월 출시된 쌍용차의 신형 SUV인 '토레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쉐보레(한국지엠) 등 이른바 '르쌍쉐'의 합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올해 쌍용차의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늘어나 주목된다.

3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2022년 르쌍쉐 신차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10월 누적 기준) 르쌍쉐의 차량 등록 대수는 총 118만5969대로, 2020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쌍용차의 국내 판매량이다. 쌍용차는 1월에서 10월까지 5만6725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4만3825대, 3만3342대로 각각 8.3%, 32.2% 감소했다. 

르노코리아, 쌍용차, 한국지엠의 10월 누적 기준 내수 시장 신차 등록 현황. (출처=한국자동차산업협회)

◆쌍용차, 연간 국내 판매량 유지…신차 효과 '톡톡'

쌍용차는 KG그룹과의 새 출발로 쌍용이 안고 있던 불안정성이 해소되면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도 경영정상화에 힘입은 쌍용차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쌍용차의 신형 SUV인 '토레스'는 첫 출시 후 두 달 동안 누적 1만5833대 판매를 기록하며 쌍용차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쌍용차 연간 판매량의 27.9%에 해당하는 수치다.

쌍용차의 스테디셀러인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도 건재하다. 올해 1월에서 10월까지의 렉스턴 스포츠의 국내 실적은 2만2963대에 달한다. 여기에 쌍용차의 첫 번째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생산 재개 소식도 들린다. 배터리 팩 공급 중단으로 지난 4월 판매가 멈춰선 코란도 이모션은 다음 달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쌍용차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면서 현재 상황을 타개하는 모습"이라며 "코란도 이모션의 생산 재개 등 긍정적 이슈를 바탕으로 경영에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노코리아 'QM3'. (사진제공=르노코리아)

◆쉐보레·르노코리아, 신차 출시 공백에 내수 '뚝'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내수 판매가 줄어드는 추세다. 판매량을 끌어올릴 만한 이렇다 할 신차가 없을 뿐 아니라, 그나마 판매가 일어나던 모델조차 일부는 단종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QM6'와 'XM3'가 실적을 견인하던 르노코리아는 신차 출시의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지난해 3만7747대 판매된 QM6는 올해 2만3523대 판매에 그치면서 르노코리아의 실적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전 카드는 지난달 28일 출시한 'XM3 하이브리드'다. 이 차량은 5000대의 사전계약 물량이 몰렸지만, 올해가 한 달여 남은 것을 고려할 때 2022년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하지 않는 이상 판매량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한국지엠의 경우 2020년에 트랙스·말리부는 각 6854대, 6549대 판매됐지만,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 등에서 50% 감산을 결정한 탓에 판매량도 50% 이상 줄었다. 반도체 및 부품 수급난이 이어진 올해 역시 두 모델은 각각 1300대가량 판매되는 데 그쳤다. 특히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던 부평2공장은 지난 26일 가동을 중단했다.

경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스파크'도 2020년(2만8936대) 이후 판매량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누적 9856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의 실적과 관련해 이 교수는 "쉐보레나 르노는 무엇보다 신차 출시가 늦다"며 "부분변경 모델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격적인 신차 출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내년에 새롭게 선보일 신차 생산 준비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본사 차원에서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만큼 글로벌 신차 '차세대 CUV'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도 친환경 신차 개발로 분주하다.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 개발 중인 친환경차 플랫폼은 지리 산하 볼보의 콤팩트 모듈러 플랫폼(CMA)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적용된다.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가 2024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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