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2.12.27 12:00

재계 최고령 토끼띠 오너는 손경식…63년·75년 젊은 CEO '주목'

손경식(왼쪽)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강병중 넥센 회장 겸 넥센타이어 회장. (사진제공=각사)
손경식(왼쪽)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강병중 넥센 회장 겸 넥센타이어 회장. (사진제공=각사)

[뉴스웍스=고지혜 인턴기자] 2023년 계묘년을 앞두고 국내 재계 토끼띠 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토끼는 성격과 기질이 자애롭고 온순하며 영리하고 지혜롭다는 의미의 동물로, '만물의 성장과 번창'을 뜻한다. 경기침체 속 각 분야에서 기업을 이끄는 토끼띠 경영인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재계 최고령 토끼띠 오너는 1939년생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다.

손경식 회장은 올해 CJ 호실적을 이끌었다. CJ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0조9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연결 매출이 11조원에 육박했다. 내년에도 계속될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환경 속에서 손회장이 또 한 번의 실적 상승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기대하고 있다.

또 손 회장은 올해 3연임에 성공해 내년에도 경총을 이끈다.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 현안에 대한 각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내년도 과제다. 

같은 1939년생인 강병중 넥센·넥센타이어 회장은 1999년 6월 취임 이후 넥센타이어의 시가총액을 5451.7% 상승시키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내년 3월 23일 임기가 끝남에 따라, 경영계는 그의 재선임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구본준(왼쪽) LX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구본준(왼쪽) LX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구본준 LX그룹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1951년 동갑내기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은 올해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돌입했다. 내년은 LX그룹 성장의 해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그에게 남겨져 있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친족독립경영(친족 분리) 인정 신청을 수용하면서, 1년 2개월 만에 LG그룹과 완전히 분리됐다. LX그룹은 지난해부터 LG그룹에서 독립하긴 했지만, 여전히 서류상으로는 LG그룹에 속해 완전한 계열 분리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올해 구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LG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계열 분리 전인 2020년 말 기준 LX세미콘, LX판토스, LX MMA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LG그룹 비중은 각각 75%, 66%, 30% 수준이다. LX는 계열분리가 이뤄진 뒤에도 향후 3년간 LG와의 거래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만약 이 기간에 부당 거래가 발생하면 공정위가 계열분리를 취소할 수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은 지난 3월 지주회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에서 'HD현대'로 변경을 결정하고, 이달 26일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HD현대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44조3387억원, 영업이익 3조112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사업의 활약이 컸다.

권 회장은 내년 3월 30일 임기가 끝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그룹 최고경영진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경계현(왼쪽부터)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겸 SK텔레콤 부회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제공=각사)
경계현(왼쪽부터)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겸 SK텔레콤 부회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제공=각사)

1963년생 토끼띠 CEO로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박정호 SK하이닉스·SK텔레콤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의 수장인 그들은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 연일 최고 실적을 경신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며 부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반도체 한파가 더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계현 사장은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분야 초격차 유지에 주력한다. 올해 삼성전자는 업황 둔화를 고려해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결정한 경쟁사들과 달리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업계 1위 대만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기술 경쟁에 나선다. 올해 삼성전자는 TSMC보다 앞서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이번 달 인사를 통해 SK스퀘어 대표직을 내려놓고 SK하이닉스에만 집중하게 됐다. SK그룹에 편입된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SK하이닉스의 반등을 이끄는 것이 그의 임무다. 

이번 달 인사에서 그룹사 첫 여성 CEO로 승진한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도 1963년생이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들어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침체된 탓에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이정애 사장은 내년 LG생건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며, 재도약의 바탕을 마련해야 하는 중책이 맡겨진 셈이다.

이외에도 ▲최재원 SK·SK온 수석 부회장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미주총괄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강계웅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장동현 SK 부회장 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김정수 일신방직 사장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등이 1963년생 CEO에 이름을 올렸다.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사진제공=각사)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사진제공=각사)

1975년생 40대 대표적인 토끼띠 젊은 경영인으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이 꼽힌다.

조원태 회장은 내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해외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국내를 비롯한 총 14개 국가 중 9개 국가의 승인을 받았다. 최근 영국이 사실상 합병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의 심사만 남은 상황이다. 

김남호 회장은 DB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DB그룹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 통보를 받았으며, 지난해 말 자산총계 6019억원을 돌파한 DB아이엔씨는 내년 1월 지주사로 전환될 예정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기존 SK하이닉스 사업 담당 임원 업무를 내려놓고 솔리다임 최고사업책임자(CBO) 역할에 집중한다.

노 사장이 짊어진 책임은 막중하다. 낸드플래시 업황 악화에다가 솔리다임이 인텔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회성 비용에 적자 폭이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솔리다임(종속기업 포함)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손실은 871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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