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1.08 06:00

팬데믹 이후 성장세…한국의 경쟁력 제고 방안은 민·관 혼연일체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DX)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클라우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란 컴퓨터 기능이나 성능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시스템이며,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도 불린다.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데이터를 접할 수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근무가 활발해지며 기업에서 클라우드를 적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4903억달러이고, 올해는 5918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8596억달러를 기록하고, 2026년에는 1조1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규모도 확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조8617억원 규모였던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올해 7조200억원으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10조1674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2026년에는 11조98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DX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가 공공 부문을 향한 클라우드의 진출 기회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 서비스 질 향상 위해 AI 반도체 개발 나서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사의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전용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끌어올려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쟁력을 개선하려면 반도체의 성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34%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11월 30일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리인벤트 2022'를 열고 AI 반도체 그래비톤 프로세서의 신규 버전 '그래비톤 3E'와 '인퍼런시아 2'를 공개했다.

AWS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16일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 수만개의 엔비디아 GPU를 추가하고, 클라우드로 AI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3위인 구글은 지난해 10월 11일 '클라우드 넥스트 2022' 행사에서 TPU의 4세대 버전인 TPU v4 기반 머신러닝 클러스터를 '구글 클라우드'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K-클라우드'로 도전장 내민 한국

'K-클라우드'의 개념. (자료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리 정부도 AI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국산 AI 반도체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AI·5G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12일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K-클라우드의 비전'. (자료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K-클라우드란 세계적인 수준의 초고속·저전력 국산 AI 반도체 개발·데이터센터 적용으로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국민에게 향상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국산 AI 반도체 적용 비율을 80% 수준까지 높이고, 2028년에 중국을 제치고 2030년에 미국 수준의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K-클라우드' 추진 전략. (자료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K-클라우드' 추진 전략. (자료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K-클라우드의 추진 전략은 총 4가지로 이뤄져 있다. 

국산 AI 반도체를 3단계에 걸쳐 고도화해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인 국산 NPU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추론 단계에서 학습 단계로 업그레이드하고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성공 실적 확보·초기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2단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D램 기반의 상용 핌과 국산 NPU를 접목해 세계적 수준의 연산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한다. 3단계에서는 2029년에서 2030년까지 비휘발성 메모리를 활용해 아날로그 MAC 연산 기반의 NPU와 핌을 개발하고 극저전력화를 달성한다. 

이어서 국산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한다. 신규 예타사업을 통해 국산 AI 반도체에서 AI 알고리즘을 초고속·극저전력으로 실행하는 컴파일러, 라이브러리, 인공지능 모형 자동 병렬화 기술과 이를 상용 인터넷기반자원에 적용하기 위해 가상머신과 컨테이너·가상 서버 클러스터 기술을 개발한다.

단계별로 국산 AI 반도체의 데이터센터 적용과 AI·인터넷기반자원공유 서비스 제공에 돌입한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1단계 실증사업으로 국산 NPU 데이터사업 구축사업과 기존 AI·인터넷기반자원공유 서비스 개발 사업을 연계해 2023년에 428억원, 2025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후 산·학·연 협력 강화를 위한 추진체계를 만든다. K-클라우드 추진을 위한 민·관 협업 창구를 마련하고 주요 과제를 찾기 위해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AI 반도체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교육과정을 만드는 'AI 반도체 대학원'을 설립하고, 현장에 필요한 설계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산·학·연 간의 협업 체계, 민간과의 물샐틈없는 공조 필요

한국은 클라우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수준의 초고속·초전력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IITP 기술정책단은 'ICT 브리프 48'을 통해 "최근 AI 반도체 출시가 이어지며 성장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며 투자 촉진 등 시장 발전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서 "국산 AI 반도체 활용 극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실증사업 추진,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학·연 간 협업 체계 구축, 전담 조직 기능 등의 전략 과제를 구체화한 만큼, 각각의 현장에서 임무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IITP 기술정책단은 "전담 부처와 메모리 반도체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 AI 반도체 스타트업, NHN·KT·네이버 같은 클라우드 기업 간의 긴밀한 협업으로 추진방안을 상시 점검하고 논의해 단계별 목표를 달성해 나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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