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1.10 15:38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동화와 퍼포먼스 둘 다 잡아…마세라티 저변 확대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마세라티가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의 후속작인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전동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려는 마세라티의 의지를 내비치는 행보다.

르반떼는 SUV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확장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2022년 1~11월 마세라티 판매량 순위 (자료제공=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22년 1~11월 마세라티 판매량 순위 (자료제공=한국수입자동차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르반떼는 303대 판매되며 브랜드 내 가장 높은 점유율(58.0%)을 보였다. 기블리는 160대(30.7%), 콰트로포르테는 38대(7.3%), MC20는 21대(4.0%) 판매됐다.

마세라티는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를 출시함으로써 혁신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마세라티 브랜드의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모델,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이하 르반떼)를 경험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운전석에 올랐다.

'르반떼' 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르반떼' 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Exterior | 둥글고 투박하면서도 엣지있는 디자인

르반떼의 외관 디자인은 곡선과 직선이 절묘하게 배합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힘이 느껴진다.

전면부에는 세로형 바 8개가 큼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안쪽으로 꺾인 형태의 세로형 바는 전면부를 날카롭고 강하게 보이는 인상을 준다. 꺾인 부분에 시선이 쏠리기 때문에 무게중심도 낮아보인다.

그릴 가운데는 마세라티의 상징인 포세이돈 삼지창이 큼직하게 배치됐다. 브랜드의 이름을 엠블럼으로 형상화한 타 브랜드와 대비되는 매력적인 요소다.

르반떼의 전장은 5020㎜로 상당히 길지만, 1695㎜의 전고와 2열에서 완만하게 떨어지는 쿠페 라인 디자인으로 인해 육중한 차체가 한결 가벼워 보인다. 전면부를 이루는 곡선으로 인해 풍성한 볼륨감이 돋보인다.

르반떼의 곡선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리어 라이트는 부메랑을 연상시킨다. 라이트 유닛 가장자리에는 블랙 색상을 적용해 또렷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그 아래로는 배기량을 과시하는 듯한 테일 파이프 4개를 장착했다.

마세라티는 하이브리드를 강조하기 위해 곳곳에 신규 메탈릭 블루 컬러인 '코발트블루'를 사용했다. 상어 아가미 같은 세 개의 사이드 에어벤트와 캘리퍼에 코발트블루 컬러를 채택해 신선함을 더했다. 그 위로는 GT 뱃지가 멋스럽게 자리잡았다.

'르반떼'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르반떼'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Interior |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의 조화…투박한 실내 디자인은 아쉬워

"르반떼는 이탈리아 감성을 품고 있습니다." 마세라티가 말하는 '이탈리아 감성'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운전석 도어를 열자 커다란 스티어링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버튼과 각종 레버가 오밀조밀 배치됐다. 외관에 이어 레더 스티치에도 코발트블루 색상을 사용해 통일감을 줬다. 스티어링휠과 기어레버에는 포세이돈 삼지창을 새겨 넣어 정체성을 강조했다.

대시보드에는 편의성이 높은 7.0형 TFT 디스플레이와 8.4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다. 르반떼 GT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적절히 오간다. 바늘 계기판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는 한편 디지털 계기판을 중간에 배치해 주행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띄운다.

하지만 마세라티의 실내 디자인이 세련됐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요즘 대세인 엠비언트 램프도 없고, 공조장치를 조절하는 버튼은 투박한 모습이다. 소재도 일반 플라스틱이 사용돼 1억원이 넘는 차량답지 않았다.

게다가 내비게이션이 기본적으로 탑재되 않아 운전자의 스마트폰을 연결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로 실행해야 한다. 이마저도 블루투스 무선 연결은 지원하지 않아 상당히 불편했다. 

'르반떼'의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르반떼'의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Powertrain | 우렁찬 배기음과 섬세한 가속력 '인상적'

파워 버튼을 누르자 우렁찬 배기음이 공기를 갈랐다. 운전자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강력한 엔진음이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사실 마세라티에서 원하는 것은 이런 부분이다. 원래 첨단 기능과는 일찌감치 거리가 있던 브랜드 아닌가. 잠시 전 느꼈던 실망감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운전의 즐거움만 남는다.

스티어링휠을 부드럽게 움직이자, 르반떼가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2210㎏이라는 육중한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속도를 높이자 터보차저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20~70㎞/h 사이의 저속 구간에서 속력이 상당히 섬세하게 조절됐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조금만 가해도 속력에 그대로 반영되는 느낌이다.

회사 측은 "마세라티는 레이싱 기반 차량이기 때문에 터보엔진임에도 자연흡기에 가까운 주행감이 느껴지도록 설정했다"며 "저 RPM과 고 RPM을 나눠 섬세하게 세팅했다"고 설명했다.

굽고 가파른 길이 이어지는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내리막길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잡자, 제동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번엔 커브가 큰 오르막 코스에 진입했다. 스티어링휠을 급격히 조작했을 때도 차량은 물 흐르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바퀴가 조금 느리게 움직이는듯 하면서도 오히려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느낌이었다. 르반떼의 낮은 무게중심과 50대 50의 전후 무게 배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 강성을 조절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차고를 20㎜ 낮추고 서스펜션 강성을 높여줘 탄탄한 주행감을 맛볼 수 있다.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차고를 40㎜ 더 높일 수도 있다.

'르반떼'의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르반떼'의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기블리 GT는 4기통 2000cc에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330마력과 45.9kg.m의 풍부한 토크를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 7.9㎞/ℓ다. 연비 향상 및 CO₂ 감소를 위해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 서울 시내 주행 후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8.3㎞/ℓ였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만카돈 프리미엄'과 '바우어스 & 윌킨스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이용할 수 있다.

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GT Base 1억2200만원 ▲GT 1억33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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