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2.25 14:00

토요타, RAV4 5세대 출시 4년 만에 PHEV 모델 출시

토요타의 5세대 RAV4 PHEV. (사진=정은지 기자)
토요타의 5세대 RAV4 PHEV.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어떤 차를 사야 할까요?"

지난 23일 'RAV4 PHEV'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상무가 기자들에게 물었다.

그렇다. 뭘 사야 할까. 어떤 차가 필요할까. 시승기를 쓰는 것도 결국 이런 답을 찾고자 하는 행위 아닌가. 

이 상무는 "신차를 고민한다면, PHEV는 하나의 훌륭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PHEV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차량 구동 방식이다. 하이브리드는 이미 대중화되어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비슷한 방식의 PHEV를 정확히 알고 있는 운전자는 아직 드물다. PHEV는 하이브리드와 유사하지만, 별도의 충전용 플러그가 있는 차량을 뜻한다. 따라서 주유를 할 수도 있고, 외부 전력을 통해 배터리도 충전할 수 있다.

모터가 내연기관의 보조역할(연비 향상)에 머문 하이브리드와 달리,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한 PHEV는 40~60㎞ 거리라면 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에 한 발 더 가까운 복합 구동 방식의 차량인 셈이다. 따라서 평일 가까운 출퇴근 거리는 전기차로, 장거리 주말여행 때는 내연기관으로 주행하는 등, 라이프 패턴에 맞춰 최적의 쓰임새를 제공한다. 물론 순수 전기차 사용자가 겪는 충전 스트레스도 벗어날 수 있다.

RAV4 PHEV는 토요타의 대표 PHEV 차종이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최근 국내 출시한 5세대 RAV4 PHEV 차량이다.

RAV4 PHEV의 앞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RAV4 PHEV의 앞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눈매가 매섭게 날카롭네요."

2인 1조로 진행된 시승 행사에서 동행한 기자가 말했다. 5세대 RAV4는 전작인 4세대보다 날카로운 직선이 곳곳에 들어가 날렵한 인상을 줬다. 5세대 RAV4는 지난해 한국토요타 전체 판매량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있는 모델이다. 

무섭게 쏘아보는 듯한 헤드라이트 디자인과 달리 육각 형태의 메시 타입 라디에이터그릴은 입을 굳게 다문 듯한 모습이다. 전면부를 둘러싼 범퍼는 우람하면서도 균형미가 느껴진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00㎜, 전폭1855㎜, 전고1690㎜로, 기아의 스포티지의 차체 크기(전장·전폭·전고 4660×1865×1660㎜)와 비슷하다.

RAV4 PHEV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RAV4 PHEV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블랙 시트 위에 수놓은 강렬한 레드 색상의 스티치가 스포티한 이미지를 전달했다.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버튼이 오밀조밀하면서도 섬세하게 배치됐다. 미디어 및 공조장치 조절 버튼들을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편리했다.

기어 레버 앞에 자리 잡은 스마트폰 무선충전 거치대는 편리성 및 공간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애플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카플레이를 실행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유선으로 연결해야만 안드로이드 오토를 실행할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RAV4 모델도 애플 카플레이만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의 버려지는 공간을 포함해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한 것은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2열의 경우 무릎 공간에는 주먹이 3개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RAV4 PHEV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RAV4 PHEV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시동을 걸고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가볍게 올리자 차가 미끄러지듯 출발했다. 

탄력이 느껴지는 액셀러레이터의 조작감은 시승하자마자 합격점을 줄 만했다. 특히 묵직한 느낌의 브레이크는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 있게 감속을 이어 갔다. 2.5ℓ 4기통 엔진에 시스템 총 출력 306마력과 사륜구동이 선사하는 강력한 퍼포먼스는 주행의 즐거움을 한껏 높였다. 

RAV4 PHEV의 주행 모드는 총 4가지다. 전기만으로 주행하는 'EV(전기차) 모드', 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HV 모드’, 필요한 경우 엔진 구동력을 활용하는 ‘오토 EV/HV 모드’, 엔진 구동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며 달리는 ‘차지 홀드 모드’ 등이다.

EV 모드만으로 63㎞를 주행할 수 있으며, 시속 135㎞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전기차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실용적인 차량이다. 차지 홀드 모드를 활성화하면 엔진 구동력을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는 마치 배구공이 튀는 듯한 정도의 탄탄한 느낌이 전달됐다. 농구공보단 가벼우면서도 너무 물렁거리진 않은 정도의 서스펜션이다. 차량 하부에 배치된 18.1kWh 배터리는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배가한다. 

스티어링휠 조작감은 상당히 경쾌하다. 무겁지 않으면서 적당한 텐션이 느껴진다. 고속 주행 시 노면 및 외부 소음은 제법 유입되는 편이지만, EV 모드로 전환하면 전기차와 동일한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다. 토요타가 RAV4 PHEV에 붙인 '하나의 자동차, 두 개의 대답'이라는 슬로건을 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RAV4 PHEV의 뒷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RAV4 PHEV의 뒷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토요타는 '실용성'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한 브랜드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전동화 이전 단계인 PHEV 파워트레인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토요타의 여유가 다시 한번 느껴진다.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는 RAV4 PHEV 가격은 5570만원(개별소비세 3.5%)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