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2.12 12:00

브랜드 최초 1.2ℓ 가솔린 엔진 도입…프랑스 대통령 의전차로 '유명세'

DS의 프리미엄 준중형 SUV 'DS7 크로스백'.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패션에서 중요한 요소는 '디테일'이다. 옷이라면 특별히 눈길이 가는 '무언가'가 있어야만 가치를 인정받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제원이나 매력적인 디자인을 과시하는 차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스텔란티스 산하 DS오토모빌의 'DS7 크로스백'은 디자인과 퍼포먼스에서 상당한 매력을 품고 있다. 디자인의 디테일을 품은 동시에 주행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전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프랑스 감성을 담은 프리미엄 브랜드 DS의 매력을 살펴보기 위해 기자가 직접 시승에 나섰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DS7 크로스백' 모델의 '그랜드 시크 1.2 퓨어테크' 트림이다.

DS7 크로스백의 헤드라이트와 다이아몬드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 (사진=정은지 기자)

"라이트가 돌아가는 것 보이시나요? 이게 DS의 감성입니다."

DS 관계자가 스마트키로 잠금을 해제하자 헤드라이트의 램프 세 개가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램프에 불이 들어왔다. 램프가 이처럼 180도를 회전하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새로웠다. 양쪽 헤드라이트 아래 배치된 세로 형태의 라이트는 날카로운 인상을 줬다.

다이아몬드 패턴의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릴 양쪽에는 크롬 장식이 묵직하게 배치됐다. DS는 이 그릴과 역동적인 크롬 라인을 'DS 윙스'라고 이름 지었다. 그릴 가운데에는 DS의 엠블럼이 커다랗게 자리잡았다.

DS7 크로스백은 준중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차체가 큰 편이다. DS7 크로스백의 크기는 전장 4595㎜, 전폭 1895㎜이고 휠베이스는 2740㎜에 달한다. 국내 준중형 SUV 투싼과 비교했을 때 전장은 35㎜ 짧지만, 전폭은 30㎜ 넓고 휠베이스는15㎜ 더 길다. 당초 예상보다 실내가 넓고 안락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DS7 크로스백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다이아몬드 패턴은 실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가죽 시트와 대시보드에 다이아몬드 형태의 스티치를 적용해 디자인에 통일성을 줬다. 기어 레버 양쪽에 배치한 윈도 조작 버튼에도 고급스러운 사선 패턴을 절묘하게 적용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12.3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다만 시스템 조작 버튼은 기능에 비해 적어 직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2열의 공간 확보는 기대 이상이다.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해 편안했다. 시트를 뒤로 기울이고 앉아도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DS7 크로스백의 최고출력은 131마력, 최대 토크는 23.5㎏·m를 발휘한다. 사진은 DS7 크로스백의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파워 버튼을 누르자 은은한 가솔린 엔진 시동음이 울려 퍼졌다. 서울에서 인천 영종도까지는 고속도로를, 서울 시내에선 북악스카이웨이의 굽은 경사로를 달리며 차량을 경험했다. 

영종도까지는 고속 주행을 통한 실내 정숙성 및 연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을 포함한 주행 편의 기능들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북악스카이웨이에선 차량의 구동력과 반응성 등을 점검할 수 있었다.

주행 모드인 '에코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 전환하며 달려봤다. 에코 모드로 주행 시에는 힘이 부치고 액셀러레이터가 너무 깊게 빠진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기민한 반응성과 가속력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차량의 최고출력은 131마력, 최대 토크는 23.5㎏·m를 발휘한다.

에코모드에서의 연비는 15.1㎞/ℓ, 스포츠모드에선 9.5㎞/ℓ를 기록했다. 공식 복합연비는 11.8㎞/ℓ다.

ACC와 속도제한 기능은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편리했다. 스티어링휠 왼쪽의 방향지시등 아래에 배치된 고정형 레버를 이용해 조절하는 방식으로, 손의 감각만으로 버튼을 조작해 '앞차와의 거리 조절' 및 '항속 주행 속도'를 손쉽게 설정할 수 있었다.

DS7 크로스백의 실내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시승을 하면서 느낀 DS7 크로스백의 아쉬운 점은 다섯 가지다.

첫째, 저속 주행 시 스티어링휠이 무거운 편이다. 차량을 주차하거나 주행을 시작할 때 상당한 무게감이 전달된다.

둘째, 주행 중 노면 소음이 올라오는 편이다. 시속 80㎞가 넘어가면 보조석 탑승자와의 대화에 다소 방해가 됐다. 5000만원대 차량인 점을 고려하면 정숙성은 기대에 못 미친다.

셋째,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 기대 이하다. 주행 중 곡선 도로에서 차선의 이탈을 잘 잡아주지 못했다. 오히려 이탈하려 할 때의 시스템 개입이 오히려 스티어링휠 조작을 무겁게 만들었다. 

넷째, 순정 내비게이션이 탑재되지 않았다. 단, 애플의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유선으로 연결하면 폰에 설치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DS7 크로스백의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DS7 크로스백의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다섯째, 트립 컴퓨터의 주행가능 거리가 불분명하다. 차량 인수 때 계기판의 주행 가능거리는 600㎞. 한 시간 동안 40㎞를 정속 주행 후 계기판을 확인하자 주행가능 거리는 760㎞로 늘어나 있었고, 한 시간 동안 40㎞를 더 주행하자 100㎞ 줄어든 660㎞가 표시됐다.

몇 가지 아쉬움은 남지만,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디테일과 합리적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제적인 프리미엄 차량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DS7 크로스백의 가격은 ▲쏘시크 트림 5090만원 ▲그랜드 시크 트림 55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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