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1.18 12:30
토픽 모델링으로 식별한 챗봇과 사용자의 코로나19 대화 테마와 주제. (사진제공=기초과학연구원)
토픽 모델링으로 식별한 챗봇과 사용자의 코로나19 대화 테마와 주제. (사진제공=기초과학연구원)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사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도구로도 쓰였다는 분석이 공개됐다.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CI 연구팀이 차지영 이화여대 교수팀, 심심이와 함께 팬데믹 상황에서 AI 챗봇의 역할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챗봇은 대화 형식으로 필요한 정보만 알려주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챗봇은 의료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며 주목받았다. 

공동연구진은 소셜 챗봇 서비스인 '심심이'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주제를 추려내는 머신러닝 기법인 '토픽 모델링'과 감성 분석을 위한 '자연어처리기법(NLP)'을 적용해 5개 주요 대화 테마와 18개의 주제를 찾아냈다. 각 주제별 사용자의 감성(긍·부정)과 국가별 차이도 분석했다.

주요 테마는 코로나19 발생, 예방적 행동, 코로나19의 신체적·심리적 영향, 팬데믹 시대의 사람과 삶, 코로나19 관련 질문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쓰인 심심이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음에도 사용자들은 감염의 신체적·정신적 영향이나 예방을 위한 방법을 묻고, 소소한 대화를 나눴다. 챗봇이 감염병 관련 정보 획득 채널로 쓰인 것이다.

사용자들은 봉쇄 기간에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으로도 챗봇을 사용했다. '마스크', '봉쇄', '감염 우려'에 관한 주제로 대화할 때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았고, 심심이와의 잡담에서는 챗봇에게 "조심해", "건강해" 같은 인사를 나누며 사회적 역할을 기대했다. 국가별 차이도 확인됐다. 미국 사용자는 아시아 사용자보다 코로나19에 대한 챗봇과의 대화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다.

진효진 IBS 선임연구원은 "국민비서 '구삐'처럼 코로나19 팬데믹 때 활약한 챗봇들은 대부분 사용자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제시하는 목적지향 대화 시스템"이었다며 "여기에 사용자와 잡담을 나누는 기능까지 보강한다면 24시간 정보 전달과 정서적 요구를 충족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미영 CI는 "팬데믹 동안 대중의 SNS 이용과 역할을 분석한 연구는 많았지만, 챗봇을 주제로 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막연하게 효과적일 것으로 추측해온 챗봇이 재난 상황에서 정보 전달과 사용자들의 심리적 도우미로서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건강정보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JMIR'이 공동 기획한 '챗봇과 코로나19' 시리즈 중 하나로 1월 4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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