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1.23 06:05

신한·KB·키움證, 플랫폼 구축에 '속도'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권사들의 미래먹거리 '증권형토큰(STO)' 시장이 열린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플랫폼을 준비해왔던 만큼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증권형 토큰 발행을 전면 허용키로 했다. 증권형 토큰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는 2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증권형 토큰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달리 실물·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게 된다. 부동산, 미술품, 선박 등 실물자산을 주식처럼 쪼개서 토큰화하고 일반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조각 투자 등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도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자본시장을 통한 경제혁신을 선도하겠다"며 "이렇게 발행된 토큰 증권들이 투자자 보호장치가 갖춰진 안전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장외 유통 플랫폼을 제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증권형 토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KB증권은 비공개로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으로의 분배,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상품 주요 거래 및 디지털자산 원장 기반의 호가, 주문, 체결 등 거래 기능과 매체의 연동 기능 등의 기능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증권형 토큰 플랫폼은 지난달 이미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금융위 심사를 통과한 서비스의 공식 명칭은 '블록체인 기반의 금전채권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다. 신한투자증권은 합자법인인 에이판다파트너스와 함께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블록체인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다양한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조각투자, 증권형 토큰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 플랫폼 사업을 위해 자체적인 블록체인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안으로 투자자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에서 증권형 토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리서치센터에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을 신설하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당장의 수익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됐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을 위주로 토큰화가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추가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증권형 토큰을 통한 자금 조달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 리테일 기반의 증권사가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보유한 증권사의 경우 장외거래와 증권형토큰 수수료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전부터 증권형 토큰이 허용된 일본의 경우 SBI, 미즈호그룹 등 금융사들이 자금조달 및 자산유동화에 증권형 토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증권형 토큰은 부동산 소유자가 부채 없이 부동산 지분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된다"며 "이는 대출이 아닌 매매의 형태로 대출 없는 현금 확보가 가능해짐을 뜻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기관이 대출에 대한 규제를 우회할 트리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현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부담을 갖거나 경제적 여건으로 부동산에 투자가 어려운 MZ세대의 투자 심리에 부합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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