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3.10 09:47

해외 관광 수요 확대로 여행수지 적자폭 두 달째 10억달러 넘어
기재부 "역대 최악 1월 무역수지 큰 영향…2월엔 어느정도 개선"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반 적자를 기록하면서 1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26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한 달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한은은 1월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발생한 배경에 대해 "상품수지의 기초자료로 사용되는 통관 무역수지가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해외 출국자 수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1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상품수지의 대폭 적자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1월 상품수지는 7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크게 상회했다. 상품수지는 넉 달째 적자가 이어졌다. 1월 수출은 48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4.9% 줄어든 반면 수입은 554억6000만달러로 1.1% 늘었다. 수입이 소폭 증가하고 수출은 크게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적자폭도 컸다. 

상품수지는 당분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관기준 수출은 2월에도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수출은 501억달러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1월(-16.6%)보다는 감소세가 둔화됐으나 일평균 수출액으로 보면 15.9% 줄어 1월(-14.6%)보다 악화됐다.

반면 2월 수입은 554억달러로 3.6% 늘어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월간 기준 최대였던 1월(-126억달러)에 비해서는 개선됐으나 12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1~2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180억달러에 달한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37% 수준을 2개월 만에 기록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출입국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 캡처)
인천공항을 통해 출입국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홈페이지 캡처)

상품수지 악화에 더해 1월에는 서비스수지 적자도 대폭 발생했다. 1월 서비스수지는 32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1년 전(-8억3000만달러)이나 전달(-13억9000만달러)에 비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9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는 1월 중 1억2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운송수지는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연간 131억2000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0월(10억4000만달러) 이후 급감해 11월부터 석 달째 1억달러대로 쪼그라들었다. 건설수지는 3억6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반면 여행수지는 14억9000만달러, 가공서비스 수지는 7억1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는 9억5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는 8억5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해외 관광 수요 확대로 인해 여행수지 적자폭은 두 달째 10억달러를 상회했다.

이외에도 본원소득수지는 63억8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1억6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1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6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17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1억7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36억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54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15억달러 줄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19억5000만달러, 부채는 43억8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준비자산은 44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경제안보핵심품목TF 제10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경제안보핵심품목TF 제10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9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해 1월 경상수지 45억달러 적자와 관련해 "일시적 원인으로 1월 무역수지가 큰 영향을 미친 가운데 해외여행 증가 등에 따른 서비스수지 악화도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본원소득수지는 구조적 개선 흐름 속에 해외자회사의 배당금 국내송금 증가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2월은 1월보다 무역적자가 상당폭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전체로는 상반기에 배당금 지급 등 변동성이 있겠지만 연간 200억달러대 경상수지 흑자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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