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3.17 07:00

엔데믹 이후 팬데믹 대비 사용자 수 감소…이용자 돌려 세울 답은 '오리지널 콘텐츠'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엔데믹을 맞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OTT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낮아진 것은 월간활성사용자수(MAU)의 감소를 통해 알 수 있다. MAU의 축소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던 시점부터 일어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MAU는 1241만2118명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4월에는 1153만2927명으로 줄어들었다. 디즈니플러스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 1월 200만9382명의 MAU를 확보했지만, 4월에는 153만3395명까지 감소했다.

국산 OTT도 감소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웨이브는 지난해 1월 492만931명의 MAU를 기록했지만, 4월에 433만3443명까지 줄었다. 티빙의 지난해 1월 418만8071명이던 MAU는 4월 386만4803명으로 감소했다. 쿠팡플레이는 367만7054명에서 302만2381명으로, 왓챠는 129만1183명에서 112만8263명으로 줄어드는 감소 추세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으로 인한 야외활동의 증가, 영화·공연 관람처럼 OTT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 팬데믹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엔데믹이 본격화한 이후로 나타났던 하향세는 최근 꺾였다. 지난 3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올해 1월 주요 OTT 애플리케이션의 MAU에서 넷플릭스는 1257만명, 티빙 515만명, 쿠팡플레이 439만명, 웨이브 401만명, 디즈니플러스 216만명, 왓챠 81만명을 기록했다.

OTT 플랫폼들은 생존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제작에 힘을 쏟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K-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서도 K-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디즈니플러스의 '카지노', 왓챠의 '시맨틱 에러', 웨이브의 '약한영웅 클래스 1', 티빙의 '환승연애' 같은 오리지널 K-콘텐츠가 공개되는 시점에 MAU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K-콘텐츠가 주목받는 상황에 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K-콘텐츠의 힘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둘러싼 경쟁으로 인해 더 세졌다"며 "다양한 장르의 K-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플랫폼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제작하는 비용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히트작을 만들 수 있는 K-콘텐츠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 글로리' 파트 2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더 글로리' 파트 2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를 순차 공개했다.

지난해 연말 파트 1을 공개한 뒤 지난 1월 MAU가 1257만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10일 파트 2를 공개하며 MAU가 1월 수준을 기록하거나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차 공개는 넷플릭스보다 국내 OTT의 콘텐츠 공개 전략이었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옴니버스 영화 'SF8'·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유 레이즈 미 업' 등을 제외하고는 순차적으로 콘텐츠를 공개했다.

티빙은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괴이'를 제외한 여러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 공개했다. 왓챠는 '시맨틱 에러'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매주 공개하며 시청자를 불러 모았다.

일각에서는 매주 한두 편씩 드라마를 보는 데 익숙한 국내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한 번에 오랜 시간 동안 전편을 봐야 하는 몰아보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는 의미다. 흥행작을 순차 공개하며 화제성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편 공개는 이용자의 몰입도와 폭발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지만 화제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순차 공개는 반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높은 몰입도로 보여주려는 드라마는 전편 공개를, 회차별로 기승전결을 담은 드라마나 내용이 상이한 시사 다큐 프로그램은 순차 공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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