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3.31 15:00

챗GPT의 GPT-3.5보다 진화한 후속 버전 등장…MS·구글·카카오·네이버 등 서비스 업그레이드·제공 경쟁

'GPT-4'의 작동 모습. (사진=오픈AI 홈페이지 캡처)
'GPT-4'의 작동 모습. (사진=오픈AI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지난해 11월 30일 출시된 '챗GPT'는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챗GPT는 오픈AI의 자연어 생성 모델인 GPT-3.5를 탑재했다.

올해 들어 챗GPT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한 것이 탄생했다. 지난 3월 14일(미국 현지 시각) 챗GPT보다 높은 버전의 자연어 생성 모델인 'GPT4'가 등장했다.

GPT-4는 GPT-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GPT4는 멀티모달 지향한다. 이에 이전 모델과는 달리 이미지와 오디오, 비디오 등의 형식도 처리한다.

정확도도 더 좋아졌다. 오픈AI는 "내부 평가에서 GPT-3.5보다 사실에 입각한 응답을 할 가능성이 40%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억력까지 나아졌는데, GPT-3.5가 사용자와 주고받는 대화를 최대 8000단어(책 4~5페이지) 기억하는 반면 GPT-4는 6만4000단어(50페이지)까지 담아둔다.

다국어 기능도 업그레이드돼 한국어 포함 26개국어로 프롬프터를 입력할 수 있고, 영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정확도가 늘었다. 한국어에 관한 정확도는 77% 수준이다.

이처럼 GPT 3.5보다 더 나은 버전이 탄생하자 글로벌을 넘어 국내 빅테크와 스타트업은 각자의 방식으로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챗GPT 이어 또다시 맞붙는 MS와 구글

챗GPT가 한창 유행할 때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챗봇 개발 경쟁에 나섰다. 당시 MS는 검색 엔진 '빙'에 챗GPT를 도입했고, 구글은 생성형 인공지능(AI)를 결합한 '바드'를 공개했다.

챗GPT를 두고 맞붙었던 두 업체는 또다시 일전을 치르고 있다.

3월 16일(현지 시각) MS는 'AI와 함께하는 일의 미래' 행사에서 MS 365 앱에 GPT-4 기반의 코파일럿 기술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코파일럿은 MS 365의 사무용 소프트웨어 사용을 지원하는 AI 기술이다. 챗GPT처럼 명령어를 입력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MS는 이어 오픈AI의 그림 생성형 AI인 '달리'를 검색 엔진인 빙에 탑재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출시했다.

구글은 3월 14일(현지 시각) 워크스페이스 생산성 제품군에 챗GPT와 유사한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생성 AI를 통합한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이메일 초안 작성, 문서 작성 및 수정 지원, 수식 생성 및 수식자동완성, 상황별 분류 등의 작업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구글은 이어 AI 챗봇 바드의 오류를 개선해 미국과 영국의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출시했다.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경쟁

국내 AI 업계에서도 챗GPT 유행이 일자 한국어에 특화한 서비스 개발이 적극 이뤄지고 있다.

이 와중에 GPT-4가 개발·출시됐고, 이전보다 한국어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다음' 관리자 측이 남긴 공지 글. (사진=카카오톡 화면 캡처)
3월20일 '다다음' 관리자 측이 남긴 공지 글. (사진=카카오톡 화면 캡처)

지난 19일 카카오브레인이 GPT-4 공개 이후 카카오톡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챗봇 '다다음'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이용자의 질문에 답을 하거나 요청을 받으면 그림을 그려준다.

다다음의 서비스는 오래가지 못했다. 20일 카카오브레인은 다다음의 점검에 돌입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접속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께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24시간 만에 등록 사용자가 1만2000명을 넘겼고, 예상치 못하게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면서 20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재정비를 하게 됐다.

서비스 점검에 들어가며 완성도와 높은 품질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브레인은 올해 상반기에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39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학습한 모델이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7월에 공개할 계획이다.

스타트업도 움직이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운영관리플랫폼 '옵스나우360'의 AI 기반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기능에 4월 중 GPT-4를 도입할 예정이며, 스켈터렙스는 AI 챗봇 설계 솔루션 AIQ.TALK 챗봇의 대화형 AI 챗봇에 GPT-4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라이너는 라이너AI라는 서비스에서 챗GPT를 통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고, 체인파트너스는 네이티브를 통해 챗GPT에 한영 자동번역 결합 기능을 선보였다.

◆지속 가능한 서비스 위해서는 꾸준한 개선, 국내 업계에겐 독보적 기술력 중요

GPT-4까지 출시되면서 빅테크를 넘어 스타트업의 초거대·생성형 AI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용자에게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서비스를 내놓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의지가 중요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난 24일 발간한 'ICT 브리프'에서 "챗GPT가 일상으로 속속 스며들고 GPT-4도 베일을 벗으며 전례 없는 기술 진전에 대한 기대감과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면서도 "샘 애트만 오픈AI CEO는 GPT-4 공개와 함께 여전히 결점이 많고 한계도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유해한 조언이나 버그를 품은 코드, 부정확한 정보 등의 위험 요소와 기능을 상시 피드백하며 잠재적인 위험을 억제·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업계에는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대비, 기술력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검색 엔진에서 워드·엑셀 등 사무용 업무 도구, 애저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챗GPT, GPT-4 등의 생성형 AI로 인한 변혁에 대비해야 한다"며 "GPT-4와 같은 영어 기반의 초거대 AI가 시장을 지배하면, 비영어권 기업과 소비자의 AI 사용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거대 기술 기업에 종속되지 않도록 국내 업계만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 개발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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