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4.06 16:10
비메모리 반도체 (사진제공=NXP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사진제공=NXP반도체)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반도체를 생각하면 우리 주변의 PC와 휴대폰, 스마트폰, 카메라, 냉장고, 세탁기부터 USB 메모리, SD 카드 같은 전자제품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해당 제품에는 반도체가 많이 들어있다. 

반도체는 제품의 성능을 좌우한다. 이에 많은 기업과 국가가 더 나은 성능의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경쟁해왔다. 시간이 흐르며 반도체도 변화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며 전자제품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에 적용돼 기능과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반도체는 이제 새로운 기술을 요구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보 수집·초고속 정보처리·초저전력 구동을 들 수 있다. 인간 신경망 구조를 모방한 뉴로모픽 칩개발과 3D 패키징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이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앞서려면 현재 이뤄지는 기술 개발과 함께 동향을 알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만의 차별화된 기술 개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AI 반도체' 다양한 산업과 어우러지며 발전

인공지능(AI) 반도체란 학습 데이터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 필요한 프로세서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인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초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AI 반도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핵심 두뇌 역할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맡았다. 하지만 AI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어서 AI 연산 외의 부분에서 성능 낭비가 심했다. 비용이나 전력 소모의 비효율성도 발생했다. 인간의 뇌처럼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빠른 속도가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CPU·GPU보다 범용성은 낮지만,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AI 반도체가 등장하게 됐다.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며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됐고, 클라우드와 엣지향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FPGA·ASIC 같은 고성능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딥러닝, 자율주행, 음성인식, 산업용 로봇, 영상 분석 분야와 융합하며 발전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3월 발간한 '첨단 반도체 기술 동향'에 따르면 생물학적 신경망을 모방한 뉴로모픽 기술은 AI 반도체에서 중요하다. 최근에는 "3개의 단말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뉴로모픽 컴퓨팅을 위한 신경망 구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 "뉴로모픽 컴퓨팅은 현재의 CMOS 기기를 사용하여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와 관련해 PIM 반도체도 중요한데, PIM 반도체는 하나의 칩 내부에 메모리와 프로세서 연산기를 집적한 차세대 반도체다.

KEIT는 보고서를 통해 "PIM 반도체는 프로세서 메모리를 통합한 반도체 구조를 지닌 반도체 설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기술로 프로세서의 메모리 데이터 접근 및 데이터 처리 성능을 극대화해 초고성능, 초저전력 반도체를 실현할 수 있다"며 "PIM 반도체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한 개의 반도체 내부에 최단거리 또는 일체형으로 집적해 거대 데이터의 고성능 연산처리를 돕고 전력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수요 증가와 함께하는 전력반도체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사용하는 기기의 전원이나 배터리로부터 공급하는 전력을 시스템이 요구하는 전압과 전류 수준으로 변환·관리하는 반도체다. 전력을 사용하는 시스템의 고효율, 고신뢰성, 친환경에 필수적이다.

SiC, GaN 화합물 기반의 전력반도체 소자 기술의 발달로 산업용, 송전망, 사물인터넷(IoT) 같은 고전압·대전류 등의 고온·고효율을 위한 화합물 소자 기반의 전력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KEIT의 '첨단 반도체 기술 동향'에 의하면 전력반도체 중 탄화규소(SiC) 화합물 반도체는 "2010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1.2 및 1.7㎸급 소자 위주로 개발이 이뤄져 상용화"되고 있다. "SiC 기반의 초고전압 소자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기존 기술보다 약 5~10%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며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또 다른 반도체인 질화갈륨(GaN) 화합물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기존 전력반도체보다 작은 칩 크기와 전력의 고효율화 및 초소형 시스템 구성이 가능한 GaN 전력반도체의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며 "현재 급속충전기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향후 가전, 무선 충전, 자동차용 고효율 전력 모듈 분야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주도하는 시스템반도체

스마트 모바일은 AI를 통해 사용자에게 여러 환경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휴대용 전자기기다. AI 기술의 고도화가 요구되는 만큼 모바일 장치의 시스템반도체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이다.

콘텐츠, 플랫폼, 통신·네트워크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장치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고정확 이미지 인식·고정확 모션 센서 기반 유저 인터페이스(UI) 기술을 포함한 반도체 기술이 들어 있다.

스마트홈은 AI를 통해 사용자에게 가정에서 관리·편의·오락을 제공하는 전자기기로, 오락 부문에서는 고성능 영상·음성 서비스에 대한 요구로 고성능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 관리 부문에서는 스마트 기기와 기술의 효과적 관리를 위해 HVAC 기술과 이를 제어하는 보안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반도체의 고집적·고효율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 지원과 관련 기관의 역량 집중 필요

구용서 KEIT 교수(단국대)는 "반도체는 PC, 라디오 등의 한정적 애플리케이션에 쓰였으나 초연결·초지능·초융합의 4차 산업혁명으로 타 산업과 융합됐다"며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각국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신시장 창출과 선점을 위한 AI 반도체, 전력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많은 시간과 투자를 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서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관련 기업의 역량을 집중한다면 메모리 반도체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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