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4.10 06:05

임종룡 "신설보다는 좋은 매물 인수"…'대부업 철수' OK금융도 나서
이베스트, 최대주주 청산 '유력'…리테일 강한 삼성증권도 후보 거론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권가에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린다. 금융그룹들이 공식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선언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력후보군에 이름이 올라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 최대주주인 G&A사모펀드의 지분(61.71%) 보유기한이 오는 6월 종료된다.

G&A사모펀드는 지난 2008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매입 이후 3년마다 연장 계약을 체결해왔다. 그러나 2021년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경영참여 목적으로 사모펀드는 15년 이내에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6월까지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G&A사모펀드는 LS네트웍스가 지분 98.8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다만 이베트스투자증권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1.5% 줄어든 418억원을 기록하면서 최근 매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 외에도 SK증권이 있다.

SK그룹은 지주사 전환에 맞춰 지난 2018년 SK증권을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에 매각했다. J&W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SK증권 지분 19.6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증권의 'SK'브랜드 사용 기간이 올해 종료될 예정으로 하반기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SK증권은 올해에도 SK라는 브랜드의 연장 계약을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M&A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외에도 대형사 중에는 인수 가능성이 낮지만 삼성증권도 M&A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M&A 이슈가 있을 때마다 거론되어온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부터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SNI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하는 등 증권가에서도 자산관리(WM) 강자로 통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 포트폴리오에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다"며 "신설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지만 신설보다는 기존에 경쟁력 있는 조직을 M&A하는 것이 훨씬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취임 전부터 그룹내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하고, 비은행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부문이 증권사 인수다.

OK금융그룹도 증권사 인수에 공들이고 있다. OK금융은 최근 대부계열사인 예스자산대부를 OK캐피탈로 흡수합병하면서 종합금융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대부업을 영위하는 기존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올 하반기에라도 대부업을 철수하고, 문제가 해소되는 대로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 M&A를 추진해 종합금융사로 성장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침도 드러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이 증권사 인수 적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들의 몸값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라며 "매수자들은 최대한 싼 값에 인수하기를 원하겠지만 기간을 두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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