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진호 기자
  • 입력 2023.04.12 15:52

2027년까지 OTT시장 연평균 8.47% 성장…올해 매출 규모 12억9300만달러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도 이미 진출… '한류' 고려하면 한국기업도 승산 있어

[뉴스웍스=백진호 기자] 정부는 그동안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해왔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글로벌 미디어 강국 실현'을 위함이다.

지난 6일에도 정부는 OTT의 해외진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날 'OTT 등 디지털 미디어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제작비 증가에 따른 OTT와 유망 콘텐츠를 위한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미디어 제작 단계에서 쓰이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미디어 분야 속 AI 기술의 활용 방안도 논의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국내 OTT의 해외진출을 돕겠다 천명하고 지원책까지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선지도 중요하다. 어느 나라의 시장을 파고들 것이냐의 문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7일 발표한 '정보통신산업(ICT) 해외진출가이드'에서 인도네시아를 짚었다.

◆시장 규모 전 세계 17위…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47% 예상

정보통신산업(ICT) 해외진출가이드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OTT 시장 규모는 전 세계 17위이며, 지난해 OTT 비디오 시장 규모는 11억3956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이 12억9300만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OTT 비디오' 시장 규모(단위: 백만 달러). (사진=정보통산업진흥원 '정보통신산업(ICT) 해외진출가이드 인도네시아 캡처)
인도네시아 'OTT 비디오' 시장 규모(단위: 백만 달러). (사진=정보통산업진흥원 '정보통신산업(ICT) 해외진출가이드 인도네시아 캡처)

OTT 비디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2023~2027)은 8.4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27년까지 시장 규모가 17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OTT 비디오 부문 사용자 수는 2027년까지 1억3090만명에 이르고, 사용자 보급률은 올해 38.1%이며 2027년은 44.8%일 것으로 추정된다. OTT 비디오 부문의 사용자당 평균 수익(ARPU)은 2023년에 12.05달러로 추산된다.

OTT에 대한 정부 정책은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다.

2021년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2020년에 '일자리 창출에 관한 법률 제11호(방송법)'로 개정한 방송법 제32호의 범위에 'OTT 서비스'를 포함시켜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판결로 인해 OTT 서비스 사업자는 방송법에 따른 라이선스와 검열 요건에서 제외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중반부터 불법사이트 차단을 시작했으며 2022년 4월까지 총 3500여개의 불법사이트를 막았다. 이에 인도네시아 내 불법 온라인 공유사이트 트래픽이 2019년 9월 대비 2022년 1월 기준 75% 줄었다. 반면 합법사이트 트래픽은 같은 기간에 3배 늘었다. 정부 차원의 불법사이트 차단이 소비자의 온라인 비디오 소비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드테크와 스포츠·게임 분야 수요 높은 구조

인도네시아의 소비자 수요에 따라 애드테크 부문이 유망하며, 스포츠·게임 분야에 대한 수요가 늘며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인다. OTT 플랫폼과 라이브 쇼핑의 결합 시도도 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022년 4월 인도네시아에서 스페인 축구 스트리밍 플랫폼인 '라리가 패스'를 출시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2 피파 월드컵'을 시청할 때 3명 중 1명이 OTT 플랫폼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을 정도로 OTT에서 스포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도네시아에서 라이브 쇼핑을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플랫폼은 전자상거래 플랫폼(57%), 소셜미디어(33%), TV(10%)다. OTT 이용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OTT 플랫폼에서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소비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토코피디아는 2020년 자체 라이브 쇼핑 쇼를 구축했다. 그 결과 신규 판매자에 한해 라이브스트림에서 제품 시청률과 매장 방문수가 각각 40%, 20% 늘었다.

◆글로벌 OTT의 진입…로컬 콘텐츠와 스포츠 중계로 몸집 키우는 현지 플랫폼

현재 인도네시아 OTT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이 점유율 확보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플랫폼이 로컬 콘텐츠와 스포츠 중계로 급성장 중이다.

미국 플랫폼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아마존프라임, HBO맥스는 중국의 텐센트·아이치이와 맞서고 있다. 이중 텐센트는 말레이시아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 'iflix'를 인수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중국 OTT의 경쟁은 2020년 1월부터 불붙었다.

미국 플랫폼 중 넷플릭스는 2020년 6월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시장에 들어왔으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22년 8월에 현지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 OTT 중 아이치이는 2019년에 진출했으며, 인도네시아 거대 미디어 MNC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한편 현지 OTT인 Vidio는 미국과 중국 플랫폼의 경쟁 사이에서 2022년 10월부터 로컬 콘텐츠와 스포츠 중계로 급성장세를 타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과도 경쟁하고 있으며, 월간 6000만명의 구독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한국…정부 지원 업고 도전해야

글로벌 OTT 플랫폼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들어가 경쟁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플랫폼 중 현지를 공략하고 있는 곳은 없다.

웨이브가 2019년 10월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라오스·태국 7개 국가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고'를 서비스했지만, 이는 현지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고 국내 이용자가 해당 국가에서 한국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동남아의 한류를 고려하면 인도네시아도 진출 고려 대상"이라며 인도네시아 같은 해외에 진출하려고 할 때 "정부가 자막·더빙 등의 재제작을 지원하고, 정부기관과의 해외 시장조사·정보 교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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