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4.25 17:23

ID.4,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뒤늦게 합류…아이오닉 5보다 1330만원 저렴
현대차·기아, SK온과 손잡고 배터리 합작 법인 설립…2025년부터 생산 돌입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폭스바겐 'ID.4' 출시 행사에서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ID.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폭스바겐 'ID.4' 출시 행사에서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ID.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주요 경쟁사인 폭스바겐의 준중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ID.4'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대차·기아의 북미 전기차 생존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폭스바겐 ID.4 2023년식 전 트림을 7500달러(약 1000만원) 세액 공제 혜택(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으로 추가했다. 북미 생산과 함께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도 모두 충족되면서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ID.4는 당초 모든 요건을 충족했으나 관련 증빙을 다 제출하고도 승인받는 과정이 다소 늦어져(20일에) 추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ID.4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며,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시장 폭스바겐·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가격 비교. (자료제공=각 사)
북미 시장 폭스바겐·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가격 비교. (자료제공=각 사)

폭스바겐 ID.4의 특장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ID.4의 북미 판매 가격은 3만8995달러(약 5200만원)로, 세액공제 혜액을 받으면 3만1495달러(약 420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현지에서 4만1450달러(약 55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9955달러(약 1330만원) 저렴하다. 

현대차·기아의 또다른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 6'와 'EV6'는 ID.4보다 1만4000~1만7200달러(1800만~2300만원) 더 비싸다. 북미에서 아이오닉 6는 4만5500달러(약 6000만원), 기아 EV6는 4만8700달러(약 6500만원)에 판매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이미 가격 경쟁력에서 한 수 밀리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현지 생산이 이뤄지기 전까지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우선 2025년 하반기로 예정된 현지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현지 생산 일정에 맞춰 배터리 셀 또한 미국에서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함께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세우고 2025년부터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은 인근에 기아 조지아 공장(189㎞),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04㎞)과 2025년 완공될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460㎞)이 있어 셀 공급이 용이하다. 

리스·렌털 등 상업용 전기차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리스와 렌털 전기차에는 조립 지역에 관계없이 7500달러의 보조금이 모두 주어지는 점을 활용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가 생산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준공일을 앞당기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며 "미국은 10대 중 3대가 리스 차량이다. 리스 차량을 높여 보조금을 받는 방법이 현재로선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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