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6.12 10:01
(자료제공=대한상의)
(자료제공=대한상의)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국내 기업 수익성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이 줄었지만, 이자 비용은 늘었고,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의 안정성, 활동성 지표도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2021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 중견기업 774개, 중소기업 679개)의 지난해 말까지의 재무상황을 각각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4개 부문별로 분석·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하며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순성장을 기록했지만, 성장세는 분기를 거치며 둔화 양상을 보였다. 

총자산은 전년 말 대비 6.5%, 3분기말 대비 0.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부채는 10.4%, 3분기 말 대비 1.0% 늘어나 총자산의 증가 폭을 앞질렀다.

영업이익증감률은 전년 대비 -34.2%로 크게 후퇴했다. 이는 코로나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22.7%와 60.8%의 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44.1%, 중견기업 9.2%, 중소기업 -3.1%로, 대기업의 낙폭이 큰 것으로 나왔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동반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4.5%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하락했고, 매출액당기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은 3.6%로 3.0%포인트 내려앉았다.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3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급격히 오른 금리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전년대비(10.1배) 절반 수준인 5.1배로 나왔다.

기업의 안정성도 악화됐다. 대상기업의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했으며, 차입금의존도(19.2%)는 0.5%포인트 올랐다. 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총자본)은 1.5%포인트 떨어진 55.6%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도 하락했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중 가장 높은 수준인 7.7%로 나타났다. 재고자산회전율도 10.6회로, 2019년 11.2회, 2020년 11.1회, 2021년 11.7회보다 크게 떨어졌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 현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 회복과 경기진작을 위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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