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6.13 17:30

크로스오버·세단·스포츠·에스테이트 등 총 4가지 타입 공개
전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크로스오버 크라운부터 순차 출시

토요타의 16세대 '크라운'. (사진=정은지 기자)
토요타의 16세대 '크라운'.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일본 자동차 산업의 역사와 혁신을 보여주는 헤리티지 모델.

한국토요타자동차가 16세대 '크라운'을 국내에 출시했다. 1955년 자사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래 68년 동안 진화를 거듭한 크라운은 전통적인 세단에서 벗어나 크로스오버, 세단, 스포츠 및 에스테이트 등 총 4가지의 타입으로 공개됐다. 

일본 내수용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크로스오버 크라운'을 직접 시승하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2.5ℓ 하이브리드(이하 2.5)'와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이하 2.4 듀얼부스트)' 등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다.

크라운의 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의 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의 첫인상은 세련되고 아름답다. 움푹 들어간 헤드라이트와 도드라진 라디에이터그릴은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세련된 곡선에서는 멋스런 기교와 함께 구조적인 조형미가 느껴진다. 보닛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왕관(크라운) 엠블럼이 적용됐다.

크로스오버답게 크라운의 측면부는 루프라인이 유선형으로 부드럽게 떨어져 스포티하다. 짧은 오버행과 거대한 21인치 휠은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일자로 이어지는 리어라이트 가운데에 토요타 로고가 적용됐고, 그 아래로는 크라운 영문 레터링이 들어갔다. 

2.5와 2.4 듀얼부스트의 외관은 휠 디자인과 크라운 레터링 색상을 통해 구별할 수 있다. 

크라운 2.5(왼쪽)와 2.4 듀얼부스트의 휠 모습. 2.4 듀얼부스트 휠은 투톤 디자인이 적용됐다.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 2.5(왼쪽)와 2.4 듀얼부스트의 휠 모습. 2.4 듀얼부스트 휠은 투톤 디자인이 적용됐다. (사진=정은지 기자)

2.5의 휠과 달리 2.4 듀얼부스트의 휠은 21인치 투톤 휠이 장착됐다. 리어 레터링의 경우 2.5에는 은빛 크롬 소재를 사용한 반면 2.4 듀얼부스트에는 검은색이 감도는 메탈 소재를 사용해 스포티한 감성을 더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80㎜, 전폭 1840㎜, 전고 1540㎜로, 현대차 그랜저의 차체 크기(전장·전폭·전고 5035x1880x1460㎜)보다 전장과 전폭은 50㎜ 짧고, 전고는 80㎜ 높다.

크라운 실내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 실내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큼직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일렬로 나란히 배열된 공조 장치 버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골드 색상의 메탈 가니쉬(장식)가 멋스럽다.

실내 디자인은 두 모델이 거의 비슷하지 2.4 듀얼부스트에 추가적으로 운전석 메모리시트와 JBL 스피커 및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탑재됐다.

'크라운' 차량이 강원도 정선 일대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 차량이 강원도 정선 일대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두 모델의 주행 감각은 어떨까. 시승은 강원도 정선을 출발해 강릉 대관령휴게소를 거쳐 강릉의 한 카페를 오가는 왕복 약 150㎞ 구간에서 진행됐다.  2.5와 2.4 듀얼부스트 차량을 2인 1조로 번갈아 가며 운전했다.

2.5와 2.4 듀얼부스트의 주행감은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다. 2.5와 비교했을 때 2.4 듀얼부스트는 퍼포먼스 주행에 특화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속도를 높였을 때 엔진 소음이 크지 않았으며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의 유입도 크지 않아 정숙했다. 

고속 주행 도중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자 회생제동으로 인한 감속이 제법 강하게 느껴졌다. 회생제동 활용 시 브레이크를 적게 밟을 수 있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합연비는 11.0㎞/ℓ다.

2.5는 연료의 효율성과 편안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부드러운 주행감이 안정적이었지만, 시속 130㎞를 넘어가는 고속 구간에서는 다소 힘겨운 엔진 소리가 들렸다. 하이브리드에 특화된 만큼 복합연비는 17.2㎞/ℓ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2.5의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세 가지며,  2.4 듀얼부스트는 스포츠S, 스포츠S+, 커스텀이 추가된 여섯 가지다.

크라운의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의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세세하게 살펴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2열의 헤드룸과 레그룸이 비좁다. 그랜저보다 80㎜ 높지만, 막상 앉아보면 머리 위로 주먹 절반 정도의 공간만 남는다. 레그룸의 경우 무릎 앞쪽으로 주먹이 2개 정도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겨우 나온다.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각종 버튼에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거나 해가 진 저녁 시간에 버튼을 조작하려 할 경우 어려움이 있다. 

또한 트렁크를 수동으로 여닫아야 하고, 보닛을 열 때도 수동으로 고정해야 한다. 이 외에도 대시보드를 포함한 실내에 고급스럽지 못한 플라스틱 및 우레탄 소재를 사용한 것도 눈에 걸렸다. 소재 및 감성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크라운의 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의 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크라운 2.4 듀얼부스트의 국내 판매 가격은 현행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해 6480만원이다. 볼보 'S90 B5'나 BMW '520i', 벤츠 'E250' 등 6000만원대의 쟁쟁한 수입차 사이에서 경쟁을 뚫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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