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6.14 19:07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정은지 기자)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포드·GM을 필두로 미국 전기차 시장 강화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에 이어 이번엔 충전기 동맹을 통해 미국산 전기차 판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IRA를 통해 자국 브랜드에 보조금을 지급, 북미 시장 내 자국 전기차의 보급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포드·GM 세 기업의 동맹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미국 브랜드 간에 공유함으로써 자국 브랜드의 판매량을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차지포인트·블링크차징 등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들은 자사 충전소에 테슬라 충전 방식인 'NACS 커넥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브렌던 존스 블링크차징 최고경영자는 "테슬라와 GM, 포드의 최근 발표를 보면 우리는 기술이 발전하고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모범 사례를 평가함에 따라 전기차 충전 산업이 진화하는 것을 목격한다"며 "우리는 전기차 채택을 늘리기 위한 모든 움직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들이 NACS 커넥터를 제공하는 이유는 북미 시장의 NACS에 대한 수요가 충분해서다. 이미 미국 내 테슬라·포드·GM 세 기업의 전기차 판매량은 70%에 육박한다. 여기에 스텔란티스 그룹까지 테슬라·포드·GM 동맹에 합류한다면 사실상 북미 시장에서의 전기차 충전 표준은 NACS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테슬라는 포드·GM에 슈퍼차저를 개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드는 내년 초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1만2000여 곳에 설치된 슈퍼차저를 이용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테슬라가 개발한 어댑터를 활용해 충전하고, 2025년부터는 아예 테슬라 충전 표준을 탑재해 어댑터 없이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차량을 생산할 방침이다.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다른 브랜드가 아예 이용할 수 없는건 아니다. 미국 표준 방식인 '합동 충전 시스템(CCS)'을 사용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미국 정부의 회유에 따라 테슬라는 2024년 말까지 17만700개의 미국 내 슈퍼차저 가운데 7500개를 모든 전기차가 사용하도록 개방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테슬라 슈퍼차저를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NACS 충전 방식이 미국 내 표준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테슬라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 내 테슬라·포드·GM 세 기업의 전기차 판매량은 70%에 육박한다.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 포드, GM이 각각 1위에서 3위를 꿰찼다. 4위는 현대차 기아, 5위는 폭스바겐이 뒤를 이었다. 이미 NACS가 북미 표준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충전소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ACS가 북미를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 할 경우 테슬라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테슬라는 단순히 충전소만 운영하려는게 아니다. 타사의 전기차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충전소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전 사업은 어떻게 진화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테슬라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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