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6.28 12:26

한화證, 칩타다나 증권·자산운용 인수 계약…연내 인수 마무리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수익 '미미'…"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두희(왼쪽부터)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캐서린 함발리 커미셔너 칩타다나캐피탈가 인수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투자증권)
한두희(왼쪽부터)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캐서린 함발리 커미셔너 칩타다나캐피탈가 인수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투자증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선언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7곳으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진출한 국내 증권사 현지법인의 수익성은 미미한 수준이다.

28일 한화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 및 자산운용사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연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진출 초기에는 리테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로써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더해 한화투자증권까지 총 7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 현지법인은 2020년, 2021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서 연간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증권업계 최초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구축하며 리테일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수익성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20년 순이익 218억원을 기록한 후 2021년 307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8억원으로 급감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흑자를 유지하며 다른 증권사 현지법인에 비해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9년 우리투자증권 시절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NH투자증권은 코린도그룹 증권 계열사 클레몬트(CSI) 지분 60%를 인수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을 점차 늘리며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을 92.7%로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은 지난 1분기 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90억원, 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NH코린도증권은 현지에서 위탁매매와 함께 지난해 7건의 IPO를 대표주관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앞선 두 증권사보다 인도네시아에 비교적 늦게 진출한 KB증권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022년 2월 인수한 현지법인인 KB발부리증권은 올해 1분기 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발부리증권은 인도네시아에서 10위권에 위치한 증권사로, 지난 2021년 37억원, 2022년 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총 15개의 현지 지점을 두고 있어 리테일 측면에서 강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또한 KB금융그룹도 인도네시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KB금융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향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3곳은 인도네시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단팍증권을 인수한 후 KIS인도네시아로 사명을 바꿨다. 진출 당시 5년 내 TOP5를 목표로 했지만 실적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KIS인도네시아는 올해 1분기 1억3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5억8276만원, 지난해 3억159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손실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 측면에서 큰 폭 개선이 이뤄지진 않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의 마킨타증권을 인수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지난 2021년 흑자를 시현했지만, 지난해 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8억원가량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신한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지난 2021년 23억원가량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9억80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6700만원가량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다른 동남아 해외법인에 비해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의 수익은 총 210만달러(약 27억원)로, 베트남 현지법인 5690만달러(약 741억원), 홍콩 현지법인 1060만달러(약 138억원)에 비해 큰 폭 차이 났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며 지난해 5.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 확보에 중요한 국가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해외에 진출할 때 처음에 손실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출했기 때문에 진출 초기에 사업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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