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7.03 10:55

키움·삼성·한국, 충담금 반영되며 1분기比 반토막 실적
미래·NH, CGV 유상증자 따른 전환사채 평가손실 여파

2023년 주요 증권사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2023년 주요 증권사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올해 1분기 증시 회복에 따른 거래량 상승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증권사들이 2분기에는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적립 영향 때문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의 2분기 추정 당기순이익은 총 7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281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하면 5262억원(41.49%) 급감한 수준이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73억원(13.36%) 상승한 수준이지만, 지난 1분기(1조5892억원)에 비하면 5090억원(32.03%) 떨어진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증권사의 실적 하락은 ▲수익증권 등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 손실 반영 ▲PF 관련 충당금 적립 ▲CFD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 비해 순이익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키움증권으로, 직전 분기 대비 1406억원(48.08%) 감소한 1518억원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증시 회복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리테일에서 큰 폭 수익이 개선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말 발생한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원흉으로 지적된 CFD 관련 미수채권 비용이 수백억원 반영되며 2분기에는 실적이 큰 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 소속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거래잔액은 5576억원으로, CFD 거래를 지원하는 13개 증권사 중 교보증권(6180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2분기 실적 하향은 CFD 미수채권 관련 비용 약 600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며 "1분기에는 대규모 채권 평가 이익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했다는 점에서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이익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의 뒤를 이어 순이익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한국금융지주다.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추정 순이익은 158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422억원(47.24%) 떨어졌다. 한국금융지주도 충당금 전입 등의 일회성 비용이 11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도 직전 분기 대비 1000억원 넘게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는 1367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1159억원(45.88%)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강 연구원은 "1분기 대비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1분기 대규모 채권평가이익 기저효과와 CFD 관련 비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지난 3월 말 기준 CFD 거래잔액은 3503억원으로, 13개 증권사 중 세 번째였다.

CFD 거래잔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NH투자증권과 CFD 거래를 지원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은 타사 대비 손실 폭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요 증권사 중 손실 폭이 가장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848억원으로 전망된다. 직전 분기 대비 534억원(22.42%) 줄어든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CFD 거래를 지원하지 않아 관련 미수채권 손실이 없어 타사 대비 손실 폭이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달 말 CJ CGV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떠안은 2300억원 규모의 CJ CGV의 전환사채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100억원으로 관측된다. 직전 분기 대비 741억원(40.25%) 감소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도 CFD 관련 손실은 타사 대비 비교적 자유롭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마찬가지로 CJ CGV 전환사채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CJ CGV 전환사채 규모는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CFD 및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실적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CJ CGV 전환사채 평가손실이 반영되며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당장 2분기 실적이 CFD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큰 폭 줄어들었지만, 거래 중단 및 서비스 정지 등 후속 조치로 인해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 PF 여파는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 관련 충당금은 일회성 요인"이라면서도 "부동산 PF 관련 여파는 하반기 내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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