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7.19 12:04
광산 이미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광산 이미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배터리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 늘고 있는 추세에 완성차 업체들도 직접 광물 확보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광물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직접 나서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지난 3월 니켈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니켈 처리시설에 45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연 200만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얻을 수 있다. 칠레 SQM, 미국 앨버말, 캐나다 네마스카리듐(수산화리튬) 등 광산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 1월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캐나다의 리튬 광산업체 리튬아메리카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필라델피아 소재 리튬 회사인 리벤트와 남미 광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30억달러 규모의 브라질 소재 리튬 채굴 업체 시그마 리튬의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호주 희토류 기업 아라푸라 리소시스와 7년간 연 1500톤의 희토류 산화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의 핵심 원료다.

이같이 완성차 업체가 광물 투자에 직접 나서는 이유는 핵심 광물의 중요성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는 핵심 광물의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핵심 광물 중 가치가 가장 높은 리튬의 경우, 글로벌 수요 전망치는 올해 67만5000톤에서 2030년 273만9000톤으로 4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핵심광물은 특정국에 매장과 생산이 집중돼 대체재 확보가 어렵다. 글로벌 산업과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을 불안하게 여긴 완성차 업체가 직접 안정적 공급망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핵심원자재법(CRMA)의 광물 소재지에 대한 압박도 완성차 업체가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를 줄이고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사용하는 기업에 한해 375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제3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는 핵심원자재법(CRMA)의 세부 방안을 확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선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업체 없이 직접 광물을 확보하게 되면, 원가 절감으로 전기차 가격 인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업체들이 광물 업체에 투자하게 되면 배터리 제조사에 끌려가지 않고, 가격 협상력 등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며 "더욱이 최근 시행된 IRA와 CRMA에 맞춘 시의적절한 투자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