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7.18 17:01

빌딩 선순위 투자자 매각해 후순위 투자금 회수 제로
이달 펀드 가입조항 검토 후 사실관계확인서 접수 중

우리은행 본점. (사진=이한익 기자)
우리은행 본점.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우리은행이 또 다시 사모펀드로 고객 신뢰를 잃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홍콩 빌딩에 투자한 ‘시몬느대체투자전문사모투자신탁 제12호’가 전액 회수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 펀드는 개인과 법인고객에게 총 765억원을 판매했다. 가입자 수는 약 30명으로 개인당 최소 1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우리은행은 원금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자율배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배상안을 결의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가입 고객마다 가입 조항을 살펴보고 사실관계확인서를 받고 있다. 이후 법무단과 상의 후 배상률을 산출할 예정이다.

과거 DLF 사례를 유추하면 개인 배상률은 40~80%, 법인고객은 30~80%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판매 당시 위험등급은 1등급으로 투자 위험도가 최상위에 해당했지만 기대 수익률은 약 5%로 초고액자산가들이 대거 가입했다. 그러나 아직 고객들에게 자세한 안내가 되지 않아 가입 고객 중 4명만 사실관계확인서를 받은 상황이다.

사실 우리은행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 홍콩 빌딩의 선순위 투자자인 싱가포르투자청과 도이치뱅크가 빌딩을 매각하면서 후순위인 펀드 가입자는 투자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 놓인 탓이다.

특히 건물주인 골딘파이낸셜홀딩스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판수퉁 회장까지 보증을 선다고 자신해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도 안심했다. 판수통 회장이 자금을 끌어들일 당시 자산은 6조원 안팎에 달했다.

하지만 2020년 4월, 만기가 연장되면서 판 회장의 유동성 위기도 퍼졌다. 결국 그는 채권자에 1억 달러를 갚지 못해 법정에서 개인 파산을 선고받았다.

우리은행은 펀드 가입자에게 자율배상을 완료한 후 운용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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