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7.20 10:42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미국 주식은 물론 일본 주식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은 해외로 향해 있다. 선진국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차익으로 추가 이득을 볼 수 있어 투자 매력도는 높은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99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특히 주식 보관금액은 756억9000만달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약 35%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거래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매년 전산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에도 한 대형증권사의 일본주식 거래가 약 1시간 동안 멈췄다.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증권업계에선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원인은 국내보다 해외에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 증권사(브로커)를 경유해야 한다. 통상 증권사들은 메인 브로커 한 곳과 계약을 맺고 서브로 여러 곳과 계약을 맺어, 메인 브로커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현지 메인 브로커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대로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은 미국은 양호한 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미국 현지에 복수 브로커 시스템을 구축했다.

상대적으로 투자자가 적은 일본의 경우 대형사들도 메인 브로커 한 곳과 계약해, 메인 브로커에 문제가 생기면 거래가 당장 중단된다. 대비책도 없이 투자자들은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해외주식 투자자 보호에 대해 손을 놓은 것은 당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주식의 경우 주문 시스템 백업이 필수지만, 해외주식에 대해선 의무 규정이 없다. 

지난해 다올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현지 브로커 문제로 두 달간 미국주식 거래를 지원하지 못한 바 있다. 당시에도 당국은 해외주식 백업 시스템에 대해서 증권사들에게 권고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보호를 외치며 다양한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가장 피부로 와닿는 전산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눈을 가리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비용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지만 당국과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에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선 '복수 브로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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