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7.23 08:00
LG전자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의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의 모습.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전 사업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급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유망 분야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 지난 12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중장기 미래 비전 및 사업전략 발표회에서 올해 안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기차 충전 생산기지를 구축, 내년 본격 생산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기지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일리노이주 링컨샤이어를 포함해 사용 가능 부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첫 번째 생산기지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전 세계가 적극 공략하는 미래 먹거리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충전기 시장 규모도 연평균 30%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2023년 550억달러(약 76조원)에서 2030년 3250억달러(450조원)로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조 사장 역시 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전기차 충전은 2030년까지 8배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하고 나중엔 충전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연구원이 하이비차저 충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연구원이 하이비차저 충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역시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사업을 그룹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왔다. 

무엇보다 구광모 LG 회장의 의지가 결정적이다. 앞서 구 회장은 스마트폰 사업 등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최근 10년 이후 그룹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으로 'AI·바이오·클린테크(ABC)'를 지목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일환인 배터리 분야와 전기차 관련 사업은 그 중에서도 핵심 분야로 평가된다.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20년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 공급했으며, 충전 솔루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기 전문 기업 하이비차저를 인수해 개발 역량을 내재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BS사업본부 산하에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 또한 전기차 충전 사업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글로벌 협력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과 에너지 저장장치 관련 사업 접점을 모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생산기지 건설을 시작으로 LG전자의 충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증가하는 미국 유럽 등 증가하는 시장 규모에 발맞춰 주요국들이 각종 전기차 충전소 의무화 및 설치 장려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전기차 충전소 구축 시 세제 혜택을 포함하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6년까지 유로존의 주요 도로망을 따라 60㎞ 구간마다 최소 400kW급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12일 통과시켰다. 

우리 정부도 2030년 전기차 420만대 보급을 위해 현재 24만기에 불과한 충전시설을 123만기 이상으로 대폭 확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만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20조원 정도 될 것"이라며 "테슬라 자체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예의주시하면서 보조금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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