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7.27 17:15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매장 모습. (사진제공=GS리테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매장 모습. (사진제공=GS리테일)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편의점 업계가 연이은 리스크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240원) 오른 9860원으로 결정되며 인건비 압박이 가중된 상황에서 주요 업체마다 시장 신뢰를 잃을만한 악재가 터져 나오고 있다. GS25는 하청업체 ‘갑질’로 법적 처벌을,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으로 재무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하청업체에 성과장려금과 판촉비, 정보제공료 등의 명목으로 35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김모 전 GS리테일 MD 부문장(전무)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6년여 동안 신선식품 생산업체 9곳으로부터 성과장려금 87억3400만원, 판촉비 201억5300만원, 정보제공료 66억7200만원 등 총 355억6000만원을 부당하게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GS리테일은 하청업체들에게 매출액의 0.5∼1% 수준의 정액을 성과장려금 명목으로 수령했으며, 하청업체 의사와 무관하게 판촉계획을 수립하면서 판촉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문장 등은 공정거래위원회 현장 조사에서 성과장려금을 강제로 받아낸 사실이 확인되자, 이를 정보제공료로 대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정위는 GS리테일이 2016년 1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222억28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고발로 인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당초보다 범행기간이 더 길었고, 금액도 130억원가량이 추가됐다. 하도급법은 일명 ‘갑질 방지법’으로 위반 시 하도급대금 두 배에 상당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다면, GS리테일에게 '갑질 업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1위 경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GS리테일은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업계 1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2451억원, BGF리테일은 2524억원으로 73억원 차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 점포와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세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인수한 미니스톱 점포와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세븐)

편의점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도 고민에 휩싸였다. 지난해 1월 미니스톱을 인수하고 1년을 훌쩍 넘긴 시기지만, 인수 시너지는 고사하고 통합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미니스톱 약 2600개 점포 중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한 점포는 약 75%인 1900여 개로 알려졌다. 기존 미니스톱 점주들이 GS25와 CU로 ‘갈아타기’를 고민하면서 세븐일레븐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점주들에게 전환에 따른 점포운영비 지원 등 불가피한 재무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4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바 있다. 올해 1분기는 3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규모가 단숨에 6배 이상 늘어났다.

한편, 편의점 업계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이 1만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주 60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가 의무 가입해야 하는 4대 보험료까지 포함할 경우, 최저임금이 1만2900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했다. 이에 따라 점포마다 24시간 운영을 줄이거나 야간 무인화 내지 심야할증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불황에 강한 업종이기에 올해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최저임금과 전기료 인상, 각 업체의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겹쳐 업체들마다 강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