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8.03 11:25

입장문 발표한뒤 대한노인회 방문…사퇴 요구엔 "혁신 의지는 그대로 간다"

김은경(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노인 폄훼 발언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은경(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노인 폄훼 발언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이른바 '여명 비례 투표 발언'과 관련한 노인 폄하에 대해 사과했다. 관련 발언을 한 지 4일 만에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위원회의'에서 "지난 일요일 열린 청년좌담회에서의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 그 생각에 한 치의 차이도 없음을 말씀드린다"며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피력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발언할 것이며, 지난 며칠 동안 저를 질책해주신 분들께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입장문 발표 직후 대한노인회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던 혁신위의 입장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사과할 일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현장을) 다니며 '마음 푸셔라', '(제가) 어리석었다', '부족했다'는 말로 대체됐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혁신위가 잇단 설화에 휩싸이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퇴요구까지 제기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혁신의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혁신위 청년 좌담회에서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둘째 아들이 22살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1~2학년일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을 했다"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대비)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들의 발언을 소개한 김 위원장은 "되게 합리적이죠?"라고 되물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었으나 혁신위는 "(위원장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거기에 대해서는 이렇게 사과할 일은 아니다"라고 사과를 거부해왔다.

그럼에도 논란이 확산하자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가 민주당 차원에서 진화에 나선 셈이다. 

또한, 같은 날 민주당 혁신위원인 이해식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과 이재명 대표를 대리해 당무를 보고 있는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이 직접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대한노인회는 당사자인 김 위원장이 직접 와서 사과할 것을 거듭 요구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