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8.08 16:15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를 전격 방문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 받는 인도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행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7일부터 이틀간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이중 승용차(Passenger Car)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기차 생산 및 판매 거점으로서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통해 전기차 보급은 물론 자체적인 산업기반을 다지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장재훈(왼쪽부터)  현대차 사장, 정의선 회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중장기 R&D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장재훈(왼쪽부터) 현대차 사장, 정의선 회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중장기 R&D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번 정 회장의 인도 방문은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점검하고, 다가올 미래에 치열한 전기차 격전지가 될 인도에서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 회장은 출장 첫 일정으로 생산공장에 앞서 7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R&D 전략을 점검하고 인도 전기차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국내 남양연구소와 긴밀히 협업, 인도 현지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하는 등 판매 증대를 위한 중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에서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8일에는 인도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공장에서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생산 및 판매 분야 중장기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밸류 체인 재편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는 7월 출시한 경형 SUV '엑스터'를 비롯,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지속 선보일 방침이다. 특히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기아도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6.7%인 인도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일 방침이다. 판매 네트워크도 현재 약 300개에서 두 배 이상 늘린다.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메이커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0만7067대라는 사상 최대 판매에 이어, 올해 7월까지 전년보다 8.8% 증가한 50만2821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8.2% 늘어난 87만3000대다.

인도 현지 생산도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생산대수는 63만230대로, 지난해 58만49대보다 8.7% 증가했다. 생산 능력도 확대해 기존 77만대에서 5만4000대 늘어난 82만4000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타밀나두주 수상과 면담도 가졌다.

정 회장은 8일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K. 스탈린 타밀나두주 수상을 만나 인도 자동차 시장 발전 방안 및 현대차그룹 인도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자리에는 타밀나두주 T.R.B. 라자 산업부 장관, 현대차 장재훈 사장, 김용화 CTO,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이 함께 했다.

정 회장은 스탈린 타밀나두주 수상에게 현대차 첸나이 공장에 대한 타밀나두 주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전동화를 비롯한 현대차의 중장기 사업 계획에 대해 밝혔다. 양측은 성공적인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업과 주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함께 했다.

현대차와 타밀나두주는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을 위해 2000억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공장 신설, 전기차 모델 라인업 확대, 타밀나두주 주요 거점 고속 충전기 100기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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