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8.08 16:30
쉐보레 '볼트 EUV'가 7월 한 달 동안 203대가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쉐보레 '볼트 EUV'가 7월 한 달 동안 203대가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미국 대표 자동차 브랜드 쉐보레의 소형 전기 SUV '볼트EUV'가 7월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중형 이상의 프리미엄 라인에서 소형차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쉐보레 볼트 EUV는 지난 7월 203대가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전월(107대)보다 89.7%, 전년 동기(127대)보다 59.8% 늘었다.

1위는 370대 판매량을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가 차지했으며 2위를 기록한 BMW 'iX3'는 276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 '모델Y'는 66대가 판매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23년 7월 수입 전기차 판매 모델 톱5. (자료=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23년 7월 수입 전기차 판매 모델 톱5. (자료=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지난 2017년 출시된 볼트 EUV는 2021년에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량 리콜로 2년가량 생산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이 재개됐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2022년 한 해 동안 1910대가 판매되며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 10위 이내의 모델 가운데 30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은 볼트 EUV 뿐이다. 볼트 EUV는 출고 가격이 4790만원으로 국고 보조금 64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등을 합치면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볼트 EUV가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자 GM 측은 지난 4월 발표한 볼트EV·EUV의 생산 중단 결정을 번복하고 상품성 개선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출시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새롭게 출시될 볼트 EV·EUV에는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엇 플랫폼이 적용될 전망이다.

메리 바라 제네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의 고객들은 오늘날의 볼트를 사랑한다.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도 높은 편"이라며 "지금은 (볼트 EV·EUV에) 2세대 전기차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만, 3세대인 얼티엄 플랫폼을 이용하면 배터리 비용을 약 4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M이 볼트EV·EUV를 단종하지 않고 생산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시장이 소형 전기차 쪽으로 기울기 시작해서다. 준대형 전기차를 선보이던 테슬라는 '모델2'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전기 SUV인 'EV9'을 선보인 기아는 내년에 'EV3', 'EV4'를 출시해 가격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기차 중심의 구조에서 3000만원대의 소형 전기차는 GM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었던 모델"이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면 대량생산 체제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가격이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소형 전기차 위주로 재편되는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제는 '중국산 LFP 배터리가 탑재되느냐, 마느냐'는 이슈가 되질 않는다. 그보다 중요한건 차량 가격"이라며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중형차에서 소형차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도 소형차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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