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8.25 08:30

요철 심한 구간 지날 때 서스펜션 충격 흡수 '안락함' 제공
비 올 때 디지털 룸미러 뿌옇게 흐려져 후면부 확인 어려워

현대차의 '디 올 뉴 싼타페'가 시승 행사장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현대차의 '디 올 뉴 싼타페'가 시승 행사장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무난하기만 했던 싼타페가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했다. 유니크하고 세련된 감성을 입은 '디 올 뉴 싼타페'는 오프로드에서도 손색 없는 강력한 힘을 탑재한 아웃도어 SUV다.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고 안정적이다. 오프로드 감성의 디자인과 그에 걸맞는 세팅값이 매력적이다."

싼타페 시승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의 칭찬이 마르질 않았다. 한 기자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디젤 엔진을 원하던 소비자도 2.5 가솔린 터보를 타보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패밀리카에서 강력한 오프로더로 탈바꿈한 신형 싼타페를 직접 시승하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싼타페 가솔린 2.5T 2WD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신형 싼타페의 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싼타페의 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차체가 전작보다 더 커진 신형 싼타페의 첫 인상은 거대한 박스카 느낌이다. 특히 현대차의 엠블럼을 재해석한 H 형상의 디자인은 디자인 곳곳에 반영됐다. 

차량 전·후면에 있는 'H 라이트'는 현대차의 '심리스 호라이즌 라이트'와는 차별화된 인상을 남긴다. 지금까지의 현대차 디자인과는 또다른 모습의 신형 싼타페에서는 '체스 말처럼 서로 다른 디자인'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헤드라이트 디자인과 관련해 사이먼 로스비 현대스타일담당 상무는 "H 라이트는 차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싼타페만의 새롭고 특별한 디자인"이라며 "이후 새롭게 출시하는 차량에 H 라이트가 활용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형 싼타페의 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싼타페의 후면부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차체 크기는 전장 4830㎜, 축간거리 2815㎜, 전폭 1900㎜, 전고 1720㎜다. 기존 싼타페보다 전장과 축간거리를 45~50㎜ 늘리고, 전고도 35㎜ 높였다.

후면부는 호불호가 나뉘는 디자인이다. 현대차 'H' 로고와 '싼타페' 레터링, 그리고 리어라이트 사이에 간격이 넓어 차체가 커보이는 한편, 시선이 분산돼 어색한 느낌도 든다. 

신형 싼타페 실내 인테리어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싼타페 실내 인테리어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광활하고 세련된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큼직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공조장치와 미디어 조작 장치가 정갈하면서도 직관적으로 배치됐다.

센터콘솔 앞에는 스마트폰 듀얼 무선충전 거치대와 두 개의 음료 거치대가 나란히 배치됐다. 칼럼식 변속 레버를 장착함으로써 넉넉한 여유공간을 확보한 덕분이다.

넓어진 실내 공간도 눈에 띈다. 2열과 3열 시트를 완전히 접을 경우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수하물 용량은 차급 최고 수준인 725ℓ로 골프 가방(캐디백) 4개와 보스턴 가방 4개를 실을 수 있다. 

주행 감각은 어떨까. 시승은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에 위치한 카페까지 왕복 82㎞ 구간에서 진행됐다.

액셀러레이터를 지긋이 밟자 차량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이 탑재됨에 따라 이전 모델보다 100㎏ 이상 공차중량이 늘어났음에도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다. 신형 싼타페의 공차중량은 1795~1985㎏다.

스티어링휠의 핸들링 감각은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정차 상태에서도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조작할 수 있어 부담이 없었다.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에 접어들자 싼타페의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배가됐다. 특히 요철이 심한 구간을 지날 때 서스펜션이 쫀쫀하게 충격을 흡수해 안락함이 느껴졌다. 전고 1720㎜의 높은 차체에도 흔들림이 적어 안정적인 고속 주행이 가능했다.

외부 소음 유입도 적은 편이다. 시승 행사 당일인 24일 경기도 파주에 쏟아지는 빗줄기가 싼타페의 앞유리를 강하게 두드렸지만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상대적으로 적어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신형 싼타페의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싼타페의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도심형 SUV에서 벗어나 오프로드에 초점을 두고 셋팅한게 역력히 느껴지네요."

도착한 거점 카페에서 시승 행사에 참여한 기자들과 다양한 평가를 나눴다. 한 기자는 "하체를 탄탄하게 셋팅해 안정적이면서 잘 잡아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외형에 대해선 "전면부가 각진 디자인이라 실제 차급보다 훨씬 커보인다. A필러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느낌도 난다. 오버 펜더를 적용해 듬직한 모습"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신형 싼타페는 아웃도어 SUV에 중점을 두고 개발한 차량이다. 도심형 SUV와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야외 활동에 적합한 넓은 테일게이트 공간을 설계했고, 도시와 자연환경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활용성을 높였다. 

오프로드 성능도 강화했다. 3세대 초고강력 강판을 적용해 충돌 성능을 높이고 핫스템핑 비율도 15%로, 기존 12~13% 대비 2~3%포인트 높였다. 드라이브 모드에 터레인 모드를 추가해 '스노우', '머드' 등 지형 조건에 따라 최적의 주행 기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신형 싼타페에는 디지털 룸미러가 탑재됐으나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발생해 후면부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싼타페에는 디지털 룸미러가 탑재됐으나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발생해 후면부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천 시 디지털 룸미러가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나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일반 룸미러로 전환해 사용해야 했다. 악천후 상황에도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현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승에서 기자는 연비 7.8㎞/ℓ를 기록했지만, 거점 카페에서 만난 다른 기자는 15㎞/ℓ가 나왔다고 말했다. 운전 방식에 따라 연비 편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식 복합연비는 11.0㎞/ℓ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1층 전시장에 1세대~5세대 싼타페가 전시된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1층 전시장에 1세대~5세대 싼타페가 전시된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첫 번째 SUV인 싼타페는 1세대 모델이 처음 출시된 이래 전 세계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광활한 아웃도어와 도심을 아우르는 이번 5세대 싼타페는 대담하고 강인한 존재감을 통해 중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형 싼타페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 ▲익스클루시브 3546만원 ▲프레스티지 3794만원 ▲캘리그래피 4373만원이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4031만원 ▲프레스티지 4279만원 ▲캘리그래피 476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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