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9.06 17:45

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 영업익 축소…업황 부진 영향
'흑전 전망' 롯데케미칼, 손실폭 키우며 5분기 연속 적자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 빅4가 올해 2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황에 민감한 석유화학 업계인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황은 작년 4분기 바닥을 지났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부담 탓에 회복세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분기 매출 14조5415억원, 영업이익 61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9% 감소했다.

시황 부진과 생산설비 유지보수 작업의 영향으로 실적 저조를 예상했던 석유화학 부문은 12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개 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기대했던 첨단소재 부문에서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관련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최근 정기보수를 마친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은 아직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직원 전환 배치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변기대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자산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부가 사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 일부 저수익 범용 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2분기 매출 5조24억원, 영업손실 770억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동안 쌓인 적자는 9485억원 규모다.

앞서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이번 2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직전 분기 대비 손실 폭이 커졌다. 기존 주력 사업인 석화 부문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이번 분기부터 연결 손익에 반영되기 시작한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영업이익으로 15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HQ전략기획본부장은 "2분기 초까지는 중국 리오프닝 수요 등으로 제품 스프레드(마진)가 개선돼 업황 회복 가시화를 기대했으나, 경기 회복은 지연됐고 수요 회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 성장을 이끄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석유화학 시황 반등 시점 예측은 다소 조심스럽다"며 "수익성 제고를 위한 운영 최적화와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원료 경제성 확보 등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이익 1079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29.7%, 69.5%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는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사업 부진 영향이 컸다. 수요 약세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하고 시장 내 공급업체의 경쟁 심화가 지속됐다. 또 시장 내 제품 스프레드 확대에도 불구, 높은 BD 투입가로 수익 개선 폭이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3분기에도 제품 수요와 시장 가격 약세가 전망되나,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올 2분기 실적으로 매출 3조3930억원, 영업이익 19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7% 줄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세액공제 등이 2분기 실적에 포함됐다. 다만 태양광 모듈 판매가격 하락은 실적에 빠르게 반영됐으나 원재료인 웨이퍼 구매 가격 인하는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되면서 당초 기대보다 이익이 줄었다.

각 기업의 예상대로 석유화학업계의 하반기 전망도 어두운 상태다. 수요 침체에 중국 등 신규 설비 증설로 공급과잉도 맞물린 탓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체들의 저율 가동을 통한 공급축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업황 회복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하나 누적된 공급 과잉 및 중국 자급률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업황의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업황 회복이 가속화되기 위해서는 설비 폐쇄, 증설 취소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나타나거나 중국을 중심으로 가파른 수요 개선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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