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09.24 08:00
삼성전자가 과거 출시했던 VR 기기인 '기어 VR'. (사진=샘모바일 캡처)
삼성전자가 과거 출시했던 VR 기기인 '기어 VR'. (사진=샘모바일 캡처)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삼성전자가 전략 제품으로 준비 중인 '확장현실(XR) 헤드셋'에 획기적인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0여 년 전 진출했지만 성과 없이 끝난 XR 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한 '신무기'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24일 해외 IT 관련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XR 헤드셋에 '후각' 관련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XR 헤드셋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퀄컴, 구글과 생태계 구축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헤드셋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4년 메타가 인수한 오큘러스와 함께 '기어 VR' 헤드셋을, 2018년에는 '오디세이 플러스'를 출시했지만, 당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단종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간을 기점으로 메타버스 등 비대면 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XR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 글래스' 또는 '갤럭시 스페이스'라는 명칭으로 출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XR 헤드셋은 올해 말 시험 생산을 거쳐, 내년 초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애플이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고성능 X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공개하자, 내년 중후반 출시로 일정을 연기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XR 기기를 구상했지만, 내년 초 출시하는 비전 프로에 대응할 수 있는 고성능 XR 헤드셋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공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이와 함께 삼성전자 XR 헤드셋에 후각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IT 매체인 샘모바일은 "삼성전자 XR 헤드셋에 꽤 흥미로운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며 "애플의 비전 프로와 유사한 많은 기능을 제공할 예정인 가운데, 독특한 후각 관련 기능도 탑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직 이 기능이 냄새를 생성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인지, 사용 환경의 냄새를 인지하는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시각을 넘어 다른 감각까지 지원에 나선다는 점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도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XR 기기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며 "완성도가 확보되는 시점에 정식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후각 기능의 탑재 여부와 출시일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XR 헤드셋은 애플의 비전 프로보다 크게 저렴한 1000~2000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 가격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공개한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33% 줄어들었다. 이를 의식한 듯, 애플은 당초 생산 목표량을 100만대로 잡았다가, 최근 목표를 40만대 이하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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