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09 11:43
(자료제공=양정숙 의원실)
(자료제공=양정숙 의원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기후위기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재난재해 피해로 농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풍수해보험을 취급하는 국내 7개 보험사들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1183억원의 차익(원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차액)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풍수해보험은 2020년 이후 가입자 증가와 평균 보험료 상승으로 인해 보험사 수익은 늘어났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 규모는 줄어들고 있고 보험금 청구건수 대비 지급률은 60~70%대에 머물렀으며 총 계약금 대비 보험금 지급률은 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까지 풍수해보험을 취급한 보험사는 삼성화재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 등 5개에 불과했지만, 2022년부터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2개사가 추가돼 7개 보험사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급 보험사가 늘어나면 상호 경쟁을 통해 평균보험료가 낮아져야 하지만, 이 보험의 경우 오히려 보험료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1건당 평균 보험료는 지난 2020년 개인 43만5746원, 기업 3만0002원에서 올해 73만9938원, 9만5177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취급 보험사가 늘고, 평균 보험료가 오르면서 원수보험료도 크게 증가했다. 원수보험료 규모는 개인가입자와 기업가입자를 합쳐 2020년도에는 357억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7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은 오히려 줄었다. 개인가입자와 기업가입자를 합한 보험금 지급은 2020년 255억원 수준에서 2022년 232억원으로 10% 가량 줄어든 것이다.

보험료 수입은 늘어나고 보험금 지급은 줄어들면서 원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차액은 크게 늘었다. 지급차액이 ▲2020년 101억원에서 ▲2021년 270억원 ▲2022년에는 489억원으로 2020년 대비 4.8배 급증했다. 올해도 벌써 321억원이나 된다. 

이에 보험사 수익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수보험료에서 사업비 30%를 제외한 이후 보험사 수익을 가늠해보면 2020년 34억원 적자를 보였으나, 2021년 68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2022년에는 더 늘어 103억원을 기록 올해 5월까지의 수익을 합쳐 누적 20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보험금 청구대비 지급률과 보험계약금 대비 보험금 지급액은 여전히 낮다. 최대 보장금액인 총 계약금액 대비 보험금 지급수준은 개인가입자의 경우 0.3%에서 0.5%로 평균 0.3%대에 머물렀고, 기업가입자는 0.01%에서 0.03%로 평균 0.01%를 보이며 보험금 지급액이 극히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최근 풍수해로 인한 재난재해가 늘어나면서 농어민, 중소상공인들은 단 한번의 피해로 전재산과 삶의 터전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빠른 시간내 제기할 수 있도록 보험료 청구 건수대비 지급비율을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책조항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험사 배 불리기 정책보다는 소소한 손해부터 충분히 보상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보험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감을 쌓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험이 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및 당국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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