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0.11 09:18
(자료제공=CEO스코어)
(자료제공=CEO스코어)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올해 상반기동안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년 전보다 6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익잉여금 증가액인 53조원보다 9조원가량 많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78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금 및 이익잉여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대기업의 현금은 총 294조8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232조5918억원)보다 62조2336억원(26.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이 1136조3612억원에서 1189조2233억원으로 52조8621억원(4.7%) 증가한 것보다 규모가 더 크다.

업종별로는 27개 기업이 포함된 IT전기전자의 현금 규모가 46조3375억원(74.1%) 늘어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말 기준 현금 보유량은 79조9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39조5831억원)보다 101.9% 증가했다. 

이익잉여금 규모가 310조2168억원에서 338조3107억원으로 9.1%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현금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이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동안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말 기준 현금 보유량을 지난해 6월말보다 4조6483억원(28.8%) 늘리며, 증가액 2위를 차지했다. 이익잉여금 증가 규모는 7조7902억원(10.2%)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익잉여금이 1조4318억원(217.9%) 늘 때, 현금 보유량을 2조8767억원(145.0%) 늘리며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1조원 이상 현금 보유량을 늘린 기업으로는 ▲SK에너지(1조8442억원, 126.3%) ▲두산에너빌리티(1조6271억원, 148.3%) ▲LG화학(1조5676억원, 29.7%) ▲SK하이닉스(1조4945억원, 32.9%) ▲삼성물산(1조2496억원, 59.9%) ▲현대삼호중공업(1조151억원, 167.4%) 등이 있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였다.

HMM은 올해 6월말 1조6977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보유량(3조4338억원)보다 1조7361억원 줄어든 규모다. 이익잉여금이 4조467억원(62.1%) 늘었음에도 현금 규모가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KT 역시 이익잉여금이 8530억원(6.3%) 늘었음에도 현금 보유량은 1조162억원(36.0%↓) 줄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환경 탓에 내외부적으로 위기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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