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0.11 11:26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롱-셀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롱-셀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지난 2분기 연례 없는 호실적을 거두기 바빴던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3분기는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호실적을, SK온은 적자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8조2235억원,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5% 증가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3% 감소, 영업이익은 58.7% 증가했다.

이번 3분기 영업이익 7312억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3분기 예상 세액 공제 금액을 포함한 수치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5157억원, 영업이익률은 6.3%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전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에너지솔루션의 컨센서스는 매출 8조3707억원, 영업이익 4847억원이다. 

증권가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에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EV 리콜 충당금 관련 금액(1510억원)이 반영된 것을 고려했을 때, 3분기 영업이익 규모도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메탈 가격 하락과 주요 고객사 공장 업그레이드에 따른 일시 가동 중단에 전지 판매가 감소했고, 유럽 시장 전기차 침투율 둔화에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일회성 충당금이 소멸되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매출은 일부 유럽 시장용 EV 배터리 수요 약세에 따라 소폭 하락했지만,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 내에서 전기차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요는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고 북미 지역 생산공장의 안정적 신증설 및 수율 향상 등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개 분기만에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실적을 앞질렀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총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거뒀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 25조7441억원, 영업이익 1조825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직원들이 지난 4월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PRiMX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 직원들이 지난 4월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PRiMX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9892억원, 515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11.57% 증가, 영업이익 8.87% 감소한 수치다. 

삼성SDI가 전기차 판매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불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게 증권가 평가다. 전년 동기보다는 부진하지만, 전 분기(4502억원)보다는 2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P5 등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대응하고 있어 경기 둔화 영향에서 비켜서 있다"며 "P5 배터리 비중이 3분기 50%를 넘어서면서 제품 믹스와 함께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온)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온)

반면, SK온은 3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개월간 전망치를 발표한 증권사 6곳의 평균을 낸 결과, SK온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조4632억원, 영업손실은 1823억원 수준이다. 증권가 전망치가 적중한다면 지난 2분기(1315억원)에 비해 300억원가량 더 적자난 것이다. 

이에 대해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단독설비 양산수율이 최악의 상황을 통과한 점은 긍정적이나, 헝가리 법인의 주요 고객사 시장 경쟁력 악화에 외형성장이 다소 정체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SK온의 내년 흑자전환 희망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지아 공장 수율 개선 과정에서 전방 고객사의 특정 모델에 대한 전망치가 긍정적으로 제시됐고, 출하량 증가에 따른 AMPC의 대폭 상향도 가능성 있다"며 "오는 2024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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