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13 09:58
농협금융지주 사옥.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사옥.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코로나19 이후 정착한 원격근무의 영향으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증가와 가격 폭락 등으로 국내 주요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NH농협금융지주의 해외부동산 투자 실적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이 NH금융지주가 제출한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은 75개 해외부동산에 1조97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한 부동산의 현재가치는 1조9210억원으로 투자 당시보다 54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이 75개 해외부동산 대신 같은 기간 코스피200에 투자했을 경우 투자수익률은 22.72%이었으나, 실제 투자수익률은 5.19%로 코스피200 벤치마크 대비 투자수익률보다 17.52%포인트 낮았다.

NH금융지주 3사가 투자한 75개 해외부동산 중 가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은 농협손해보험이 2016년 1039억4200만원을 투자한 미국 괌 웨스틴리조트였다.

김승남 의원이 농협손해보험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리조트의 현재가치는 836억1700만원으로 투자 당시보다 203억2600만원이 감소했다. 또한 누적배당금을 포함한 투자수익률도 0.6% 손실에 그쳤다.

농협생명보험이 2014년과 2006년 투자한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1801K빌딩'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유보라오피스타워'도 투자 당시보다 부동산의 가치가 각각 173억8800만원, 145억2100만원 감소했으며, 지난 17년간 두바이 유보라오피스 투자를 통해 받은 배당금이 1억300만 원에 불과해 누적 배당금을 포함한 투자수익률도 1801K빌딩은 15.2% 손실, 유보라오피스는 14.2% 손실로 매우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NH투자증권이 2018년 투자해 투자수익률 18.3%, BM 대비 투자수익률 27.67%를 기록한 일본 도쿄 시나가와 '씨사이드 TS 타워'나 농협손해보험이 2021년 투자해 투자수익률 5.33%, BM 대비 투자수익률 39.2%를 기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윌셔 그랜드센터' 등 8개 해외부동산은 평균 투자수익률 7.6%, BM 대비 투자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소수의 투자 성과로 다른 67개 해외부동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승남 의원은 "NH금융지주가 우리 농민과 지역 농협이 구슬땀을 흘려 모은 자금을 코스피200에 투자했다면 투자원금 1조9760억원은 2조4271억원으로, 4511억원이 불어났을 것"이라며 "하지만 NH금융지주가 75개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결과 투자 당시보다 가치가 549억원이나 감소하고, 수익률은 17.52%포인트나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NH금융지주 산하 3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해외부동산 57개 중 63.2%인 36개가 선순위 채권자가 자금 회수 절차에 돌입했을 때 원금 회수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중순위, 에쿼티 대출이기에 해외부동산 물건별로 출구전략을 마련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H농협금융지주 투자원금대비 평가금액 증감 하위 4위 해외부동산 수익률 현황.(자료제공=김승남 의원실)
NH농협금융지주 투자원금대비 평가금액 증감 하위 4위 해외부동산 수익률 현황.(자료제공=김승남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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