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13 10:09

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부동산 손실 위험 높아
키움증권, 거래대금 증가 수혜로 호실적 이어가

2023년 주요 증권사 분기별 실적 현황.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2023년 주요 증권사 분기별 실적 현황.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시 불안·부동산 경기 악화에 증권사의 실적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 비율이 높은 증권사의 실적 악화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등 브로커리지 수익이 높은 곳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총 7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308억원) 대비 큰 폭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8285억원)와 비교한면 6.53%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총 9960억원으로, 올해 1분기 1조5872억원, 2분기 1조141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증권사의 실적 하락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해외 투자자산 평가 손실이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직전 분기에 비해 순이익이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NH투자증권으로 33.19% 하락한 12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은 앞서 말했던 해외 상업용부동산 관련 손실과 부동산 PF 충당금 탓에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NH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 수수료도 직전 분기 대비 6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해외 상업용부동산 관련 평가 손실이 크게 발생하면서 운용손익 및 이자수지도 30%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투자자산 평가 손실에 가장 우려를 사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컨센서스 집계만 보면 순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이 10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9월 들어 금리 상승이 집중되면서 채권 운용 실적이 당초 기대보다 부진했다"며 "또한 해외 상업용부동산 익스포저와 CJ CGV 전환사채 등 각종 투자자산들의 평가손실이 3분기에 반영되면서 운용순익은 직전 분기 대비 약 30% 감소한 902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직전 분기(2201억원) 대비 13.27% 감소한 19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 증권사 대비 높은 실적이지만, 모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이번 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직전 분기(1334억원) 대비 18.59% 상승한 15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호실적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부동산 PF 관련 충담금 및 해외 부동산 평가 손실 부담이 가작 적기 때문이다. 또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직전 분기 대비 2조원가량 늘어난 23조원을 기록하며,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직전 분기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도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체 수익 중 55%를 차지하고 있어 거래대금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내 고마진 영역인 외화증권 비중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이슈가 연중 지속되고 있는데다 해외 상업용부동산 평가 손실까지 부각되면서 주요 증권사의 실적이 꺾인 가운데 증권가는 올 하반기 해당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정대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형태의 해외 대체투자 중에서도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된 투자 리스크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국내 금융사의 해외 대체투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상업용 부동산이고, 그중에서도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받는 후순위 및 에쿼티에 대한 투자잔액도 다른 자산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크게 집행했던 일부 회사들에게는 자본이 크게 감소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증권사의 레버리지 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리테일 실적에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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