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17 11:57
(자료제공=민병덕 의원실)
(자료제공=민병덕 의원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업비트가 12종의 버거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한 후 챙긴 수수료 수입만 4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중에 최대 94% 폭락한 코인이 발생했음에도 투자자 보호는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무위원회, 안양시 동안구 갑)은 "해외에서 발행돼 국내에서 거래되는 이른바 '버거코인'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가 무더기로 상장해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1위인 업비트의 경우 12종의 버거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한 후 거래 수수료 수입으로만 448억원을 챙겼다.

반면, 투자자들은 코인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에서 만든 이른바 '김치코인' 대신 해외의 '버거코인'을 경쟁적으로 들여와 상장시킨 후 가격 하락을 방치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

이들 버거코인 중에는 최대 94% 가격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거래소들이 이렇듯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금감원은 자율 규제가 우선이라며 투자자 피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올해 업비트에 상장된 코인 가운데 순수 김치코인은 단 한 개도 없었으며, 버거코인만 9종에 달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상장한 12개 버거코인 거래로부터 얻은 업비트의 수수료 수입만 4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료제공=민병덕 의원실)
(자료제공=민병덕 의원실)

그러나 해당 버거코인들은 상장 이후 대부분 가격이 떨어졌다. 논란의 수이 코인이 67% 하락했고, 최대 94% 가격이 하락한 코인도 있다.

대표적인 버거코인인 수이는 미국 페이스북에서 코인 개발을 하던 팀이 만든 가상자산으로 지난 5월 업비트 등 DAXA 소속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됐다. 그러나 수이 코인은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코인을 발행한 수이 재단이 이른바 스테이킹(staking, 일종의 코인 예금)을 통해 편법적인 방법으로 코인을 편취해 시장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발행한 코인을 예치해 막대한 보상 코인을 챙겨 그 코인을 몰래 시장에 매각한 것이다.

DAXA 자문위원인 한성대 조재우 교수가 수이 재단의 이같은 행동을 블록체인 분석 기술로 찾아냈으나, 정작 DAXA 소속 거래소들은 수이재단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업미트는 물론 DAXA 차원의 대응이 전무한 동안에 수이 코인의 가격 하락으로 지난 9월에만 국내 투자자들이 수백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사이에 업비트는 지난달에만 39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이코인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서 상장 거래 중인데, 5개 거래소가 만든 협의체가 닥사이기 때문이 아닌지 따져물었다.

이어 업비트가 거래하는 수이코인은 전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에 투자자 보호를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민 의원은 "증권은 증권시장에서 증권을 발행, 등록해 거래되는 것에 비해 코인은 거래소가 상장, 상폐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상장과 상폐를 결정하는지 그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관리도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 감독기관에서 코인 상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