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0.19 13:26

"금통위원 6명 중 5명 '긴축강도 더 강화' 입장…물가 하락속도 예측보다 늦어질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오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2월부터 3.50%로 유지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성장 및 물가 경로, 가계부채 부채 등 여러 불확실성을 살핀 뒤 결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금통위원간 이견이 있었다"며 "6명(총재 제외) 중 1명은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크니까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직전 회의까지는 6인 전원이 '3.75%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5명의 금통위원은 "불확실성이 높지만 현재 물가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고 물가 상승률의 목표(2%) 수렴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보다 긴축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며 여전히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을 지지했다. 이 가운데 1명의 위원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통위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지속 동결을 선택함에 따라 포워드가이던스(중앙은행이 통화정책에 대한 미래 의도를 제공하는 것)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릴 수 있는 가능성만 보면 양치기 소년이지만 조건을 봐야 한다. 물가경로 차이가 없었지 않느냐. 예상에 수렴했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했으니 포워드가이던스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결론만 보지 말고 조건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0%포인트로 유지된데 따른 환율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떤 경제이론도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하지 않는다. 금리가 벌어지면 큰일이 발생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과거에도 그렇지 않았다"며 "외환시장 영향을 고려하겠지만 금리 차이가 2%에서 1%로 줄여야 안전하다는 이론은 없다.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해 물가 전망치가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 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올해와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3.5%, 2.4%)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목표(2%)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중동사태로 인해 예단하기 어렵다"며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8월 예측했던 것보다는 물가의 하락 속도가 늦어지지 않겠느냐가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둔화 속도가 미국에 비해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은 9%까지 올랐고 우리는 6.3%가 정점이었다. 우리가 낮으니까 더딘 것처럼 보이지만 목표(2%) 수렴 시기는 우리가 빠를 것"이라고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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