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0.22 08:00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사진제공=삼성전기)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국내 부품사 투톱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통상 수요가 강한 3분기임에도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중국과 일본의 경기 부진, LG이노텍은 미국 고객사인 애플에 영향을 받은 탓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기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매출 2조2841억원, 영업이익 2248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4.18%, 27.72% 하락한 실적이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부진과 IT 수요 약세의 장기화를 실적 악화를 불러온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기 침체화로 모바일을 비롯한 IT용 수요가 기대치보다 느리게 회복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전장용 수요도 둔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도 실적 부진에 가세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세라믹적층콘덴서(MLCC), 카메라 모듈 등 주력 제품을 중국 시장에 공급하면서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엔저 현상으로 가격경쟁력이 강해진 일본 MLCC 업체와의 경쟁으로 평균판매단가(ASP)까지 떨어져 주목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업황이 바닥을 확인했고 재고도 낮아졌으나, 수요가 약하다"며 "아직 유의미한 실수요 개선이 없으므로 주문 강도는 갈수록 예상보다 약해지고 있고, 이는 그동안 견고했던 전장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LG이노텍 본사.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본사.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5882억원, 1969억원으로 추정된다. 증권가 전망이 적중한다면 매출은 14.83%, 영업이익은 55.73% 줄어드는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지난해보다 70% 줄어든 1300억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증권가는 LG이노텍에 대해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5' 출시 효과에 따라 상반기 부진했던 흐름을 끊고, 최대 성수기를 맞이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올해부터 생산할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의 생산 차질 이슈가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꺾였다. 수율은 지난 9월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지만, 고정비와 원재료비가 증가하는 것에 반해 가동률이 저조했던 것이다. 

기판소재도 스마트폰 FC-CSP(플립칩 칩 스케일 패키지) 판가 인하 압력에 높아지는 가운데, 아이폰15용 5G통신 기판 출하 지연 영향으로 출하 일정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분기에는 정상화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증권가들이 추정한 4분기 매출은 7조2719억원, 영업이익 5520억원이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58.49%, 영업이익은 180.34% 늘어난 수치고, 전년보다도 각각 11.06%, 224.71% 증가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15가 출시 후 2주간 중국에서 판매 감소를 보였지만, 올해 4분기에는 본격 해소돼 아이폰15프로와 아이폰 프로맥스 중심으로 판매량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올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판매 위축에도 기존 계획했던 생산계획 6100만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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