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0.23 00:00

스포티한 감성 물씬…3040 젊은층 '정조준'
최고출력은 147마력, 최대토크는 18.4㎏·m

혼다코리아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의 앞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혼다코리아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의 앞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상쾌한 공간, 생각하는 대로 운전하는 공간, 안정감 있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핵심 가치로 놓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높은 판매량을 과시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선 판매량이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혼다가 올해 하반기 신차를 대거 투입하며 국내 시장 재정비에 나섰다.

하반기 신차 중 하나가 바로 혼다의 대표 세단인 '올 뉴 어코드'(이후 신형 어코드)다. 이 차량은 약 50년간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하이브리드임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뽐내는 신형 어코드는 30~40대를 타깃층으로 삼고 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사장은 "전장이 길어져 와이드한 느낌이 드는데, 그러면서도 날렵한 패스트백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며 "오르막이나 내리막, 곡선 구간에서 과거 모델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재탄생한 신형 어코드를 직접 시승하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새로운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혼다코리아의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모델이다.

신형 어코드가 나란히 줄지어 서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어코드가 나란히 줄지어 서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시승 행사장에는 신형 어코드가 나란히 줄지어 기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첫인상은 단단하면서 모던한 이미지다. 당장 내달릴 것만 같은 괴물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전면부는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균형과 무게감에 집중한 모습이다. 평평한 보닛과 수직으로 떨어지는 헥사고날 라디에이터그릴에서는 언뜻 현대차의 이미지도 엿보였다. 가늘게 뜬 눈 형태의 헤드라이트는 라이데이터그릴과 균형감 있게 배치돼 경쾌한 느낌이 든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께 이어지는 측면부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날렵하게 떨어지는 쿠페 형태의 루프라인은 신형 어코드가 스포티한 차량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요소다.

리어라이트에는 최신 트렌드인 일자 형태의 테일램프가 탑재됐다. 이전 10세대와 비교했을때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탈바꿈한 모습이다. 

신형 어코드의 차체 크기는 전장 4970㎜, 전폭 1860㎜, 전고 1450㎜다. 전작보다 전장이 70㎜가량 길어졌다.

신형 어코드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어코드의 인테리어. (사진=정은지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직관적인 레이아웃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이동식 기어레버가 운전자의 주행 욕구를 자극했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0.2형 TFT 디지털 계기판과 12.3형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삼각혁 패턴의 송풍구와 정교한 스티치 마감은 고급스런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형 어코드의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어코드의 엔진룸. (사진=정은지 기자)

주행 느낌은 어떨까. 시승은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에서 시작해 대관령 숲길 안내센터를 거쳐 강릉의 카페까지 약 150㎞를 주행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시동을 걸자 엔진소리가 은은하게 퍼지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가볍게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스티어링휠의 핸들링과 브레이크 페달의 조작감은 묵직한 반면, 상대적으로 액셀러레이터의 페달 조작감은 가벼워 마치 고속으로 스피드 스케이트를 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의 부족한 가속력이 향상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됐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딜레이 없는 가속이 가능해 부드럽게 차선을 변경할 수 있었으며, 속도 증가와 함께 RPM이 계단식으로 증가해 차량 속도와의 일체감이 밀접하게 느껴졌다. 

다이내믹 퍼포먼스를 강화한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신형 어코드는 신규로 개발된 2.0ℓ 직분사 앳킨슨 엔진과 e-CVT의 조합으로 정교한 주행감을 한껏 발휘했다. 신형 어코드의 최고출력은 147마력, 최대토크는 18.4㎏·m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이전 하이브리드 차량은 휘발유를 먹는 엔진에 배터리가 보조하는 개념이었다면, 신형 어코드는 반대로 모터로 가는 전기차인데 충전을 휘발유로 한다고 보면 된다"며 "PHEV의 차량과 HEV 차량의 장점을 한데 모은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행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차지 모드'를 추가해 시속 50㎞ 이하로 주행시 EV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동력을 향상시켰다"며 "EV주행의 자유도가 높아져 도심 주행에서는 조용하게 EV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 복합연비는 16.7㎞/ℓ며, 이번 시승에서 기자는 연비 15.0㎞/ℓ를 기록했다.

신형 파일럿의 변속레버.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파일럿의 변속레버. (사진=정은지 기자)

강릉의 카페에 도착해 기자들과 모여 차량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나눴다. 한 기자는 "너무 좋다.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파워가 많이 부족한데, 신형 어코드는 달리는 맛도 너무 좋고 가속력도 충분했다. 소음 차단과 승차감도 훌륭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량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전면부가 복고풍의 80년대 미국 차량 같다"는 평가와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라는 정반대 평가가 공존했다.

19인치 휠 사이즈의 적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19인치 휠이 디자인적으로 호평을 받고 주행 안정감도 높이는 요소긴 하지만,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살려 18인치 휠을 탑재해 연비를 높여도 좋았을 것이란 평가다.

5000만원대의 고가 차량임에도 전동트렁크 옵션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포인트로 꼽혔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혼다는 차량의 주행 성능을 향상시키고 안정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 탑재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 어코드의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어코드의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쟁쟁한 동급 경쟁 모델 속에서 혼다의 야심작 신형 어코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출시 가격은 5340만원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