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2.25 00:00

'충전 가능' PHEV 주행 80㎞ 연비 25.4㎞/ℓ 달해…4세대 대비 최소 1000만원 올라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국내 새롭게 출시한 5세대 신형 프리우스. (사진=정은지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국내 새롭게 출시한 5세대 신형 프리우스.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차량(HEV)인 토요타 프리우스가 7년 만에 5세대 신형 모델로 재탄생했다.

지난 1997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600만대 가까이 팔리며 하이브리드(HEV)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프리우스의 신형 모델을 지난 14일 직접 시승하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2가지다.

프리우스 HEV와 PHEV의 차체 크기, 실내외 디자인은 동일하다. 휠 디자인과 후면부 뱃지만 다른 정도다. 충전이 가능한 PHEV 모델이 HEV 모델에 비해 160㎏ 더 무겁다.

5세대 신형 프리우스 앞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5세대 신형 프리우스 앞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프리우스의 첫인상은 날렵하고 공격적이다. 세련된 곡선에서는 멋스런 기교와 함께 구조적인 조형미가 느껴진다. 움푹 들어간 헤드라이트에서는 언뜻 신형 크라운의 모습도 보인다.

측면부를 보면 보닛에서 A필러를 지나 C필러로 흐르는 곡선이 부드럽고 유려하다. 낮은 전고와 완만한 곡선이 어우러져 스포티한 감성이 물씬 풍긴다. 다만 앞으로 길게 뻗은 A필러는 주행 시 왼쪽 차선을 가려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프리우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600㎜, 전고 1780㎜, 전폭 1420㎜, 휠베이스 2750㎜다. 전작에 비해 길이와 휠베이스는 각각 25㎜, 50㎜ 늘고 전고는 40㎜ 낮아졌다. 

5세대 신형 프리우스 실내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5세대 신형 프리우스 실내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운전석 도어를 열자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실내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계기판의 위치다. 일반적인 차량들은 스티어링휠 사이로 계기판을 보는 구조인 반면, 프리우스는 휠 위로 볼 수 있도록 디자인해 마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보듯 시야가 쾌적했다.

기어노브 앞에는 컵홀더 두 개가가 배치됐고, 그 앞에는 수납공간이 자리잡고 있었다. 수납공간 앞에 버튼이 있어 누르자, 수납함이 뚜껑처럼 열리고 그 아래에 또다른 작은 수납 공간이 나타났다. 작은 공간도 재치있게 활용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널찍한 12.3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피아노 건반 형태의 공조장치 조절버튼이 직관적으로 배치돼 있었다. 

신형 프리우스가 일렬로 서서 기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프리우스가 일렬로 서서 기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정은지 기자)

두 모델의 주행 감각은 어떨까. 시승은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스튜디오를 출발해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카페까지 왕복 160㎞ 구간에서 진행됐다. PHEV와 HEV 차량을 2인 1조로 번갈아 가며 운전했다.

스포티함과 실용적인 면모를 강조한 PHEV 모델은 스티어링휠의 핸들링이나 액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감이 가벼운 편이다. 스티어링휠도 크지 않아 날렵한 조향이 가능했다.

액셀러레이터를 지긋이 밟자 차량이 미끄러지듯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가볍던 스티어링휠이 묵직하게 변하고, 차체가 바닥에 가라앉는 듯 안정적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를 지나 와인딩 구간에 접어들자 프리우스 5세대 PHEV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쫀쫀한 핸들링이 감각적으로 전달되는 데다 기민한 반응성이 돋보여 운전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PHEV 주행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25.4㎞/ℓ로 복합연비인 19.4㎞/ℓ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주행 감각도 훌륭한데 연비까지 높아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토요타에 따르면 프리우스 PHEV 차량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64㎞다. 지난해 기준 한국 일평균 주행거리가 37㎞인 점을 감안하면, 일상 주행에선 전기차처럼 활용이 가능하단 계산이 나온다.

프리우스 PHEV 모델은 2.0ℓ 엔진과 고출력 구동을 위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조합으로 시스템 총 출력 223마력의 성능을 낸다. 이는 4세대 모델보다 약 80% 개선된 수치다.

신형 프리우스 HEV 모델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프리우스 HEV 모델 엔진룸 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확실히 이전 모델에 비해 주행 이질감이 줄었네요."

도착한 거점 카페, 시승 행사 참여 기자들과 차량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나눴다. 한 기자는 "이전 PHEV 모델은 EV모드와 내연기관 주행모드 사이에 먹먹한 구간이 있었는데, 이번 모델은 그 부분을 잡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외형에 대해선 "더욱 스포티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탄탄하고 날렵해 보인다"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서울로 돌아올 때는 HEV 차량을 주행했는데, PHEV와 HEV의 주행감은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다. 

PHEV는 전기차의 부드러운 주행감이 묻어난 반면 HEV는 내연기관에 가까운 차량이었다. 가속 시 PHEV의 가속감은 경쾌한 반면, HEV는 엔진음이 높아졌다. 

다만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의 유입이 크지 않아 실내가 정숙했다. HEV 모델 연비는 24.0㎞/ℓ(공인 복합 연비 20.9㎞/ℓ)를 기록했다. HEV의 시스템 총 출력은 196마력이다.

신형 프리우스 HEV 모델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신형 프리우스 HEV 모델 뒷모습. (사진=정은지 기자)

5세대 프리우스는 개발 단계부터 디자인을 고려한 차량이다. 여기에 가속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효율성까지 잡았다. 

5세대 프리우스 개발을 도맡은 오야 사토키 토요타 수석 엔지니어는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고객에게 사랑받는 차로 재탄생하기 위해 디자인과 주행 성능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을 먼저 구현하고, 거기에 맞는 주행 성능을 확실하게 만드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며 "심플하고 트렌디한 디자인, 그리고 경쾌한 가속감을 실현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HEV는 ▲LE 3990만원 ▲XLE 4370만원이고, PHEV는 ▲SE 4630만원 ▲XSE 499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작 대비 최소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하이브리드 차량 선호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5세대 프리우스가 쟁쟁한 경쟁을 뚫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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