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24 11:49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미래에셋과 함께한지 26년 만이다. 한국 자본시장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은 최 회장의 '용퇴'는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1961년생 최 회장은 1989년 동원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동원증권에서 지점장을 지내다 1997년 동원증권 선배인 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을 창업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상무를 시작으로 1999년 벤처캐피탈 대표를 거쳐 1999년 12월 미래에셋증권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로 자리를 잠시 옮겼다가 2016년 다시 미래에셋증권 대표로 돌아와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2021년 미래에셋증권 회장직에 올랐다.

자본금 500억원으로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은 최 회장 재임기간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탑티어 증권사가 됐다.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외연 성장뿐 아니라 고객 중심 경영 철학도 지켜갔다.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회장직에 올라서면서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가졌다. 

당시 최 회장은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겠습니다. 계열사 펀드라도 소비자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판매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 영업맨으로 전국 곳곳을 직접 발로 뛰면서 몸소 실천한 고객 우선주의 성공신화를 기업가치에 반영한 것이다.

최 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으로 미래에셋증권은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와 올해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엮이지 않았다.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26년간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위기들을 이겨내며 미래에셋증권을 국내 최고의 증권사로 성장시킨 최 회장은 이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박현주 펀드'를 성공시킨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사장도 최 회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최 회장이 퇴진하면서 이제 미래에셋그룹은 당분간 6인의 부회장 체제로 유지된다. 이번에 선임되는 부회장들은 선배들이 가꾼 미래에셋에서 경력을 시작한 인물들이 대거 포진됐다.

박현주 회장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2세대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포한 미래에셋증권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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