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0.25 17:21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 물량 기존 매매업계 전량 공급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기아 인증중고차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기아 인증중고차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중고차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기아가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중고 전기차(EV) 인증 판매를 선보이며 차별화 전략을 펼친다. 신차 생산 노하우를 살려 중고 전기차 성능을 평가해 차량의 성능과 가격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 'Movement to Trust(신뢰로 향하는 움직임)'를 개최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은 "차량 제조사로서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모빌리티 라이프 사이클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로 태어나고자 한다"며 "기아 인증중고차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고객 중심의 새로운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기아의 인증중고차 서비스에서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 판매다. 현대차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향후 전기차까지 판매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반면, 기아는 중고 전기차 판매량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30조원 규모의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그친다. 기아는 미래 비즈니스 전략으로 EV를 확대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중고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정보를 반영한다면, 기아는 신차 정보를 기반으로 중고차의 품질을 책정한다"며 "전기차의 중고 가격 책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터리의 상태다. 기아는 남양연구소와 협의 하에 배터리 측정 조건 및 기준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 EV6 인증중고차가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제공=기아)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 EV6 인증중고차가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제공=기아)

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사업 조정권에 대한 협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마침내 시장 점유율에 대한 합의점에 도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아는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기아는 시장점유율을 2024년 4월까지 2.1%, 2025년 4월까지 2.9%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의 물량은 기존 매매업계에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시장의 점유율을 제한하거나, 신차 트레이딩 조건으로 차량을 매입하는 것도 모두 기존 업계와의 상생을 위함이다"라며 "이 밖에도 각 지역의 중소 매매업자들과의 협의와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상품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기아는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의 중고차 판매 원칙은 '유사한 품질의 차량은 유사한 가격으로 판매한다'이다. 따라서 비용보다는 품질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며 "기아 내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고차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아의 올해 중고차 판매 목표는 3000대, 2024년 1만5000대, 2025년에는 2만대다. 현재 기아는 내부 직원용 차량 및 렌터카에서 반납되는 차량 등을 포함해 1000대 정도의 물량을 확보해 상품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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