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1.08 19:00
LG전자 모델이 브리즈 전용 무선이어셋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모델이 브리즈 전용 무선이어셋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슬립테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삼성과 애플은 '손목', LG는 '귀·가전'에 맞춘 슬립테크 제품을 내놓으면서 차세대 먹거리 선점에 나서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차세대 애플워치와 비전프로, 헬스 앱에 슬립테크를 비롯한 건강관리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특히 애플워치는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중 이상이 발견되면 기록한 후 착용자에게 알리고, 의사와 상담하도록 안내한다. 헬스 앱에는 인공지능이 애플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을 비롯해 식사, 운동 권장 사항을 제안하는 유료 코칭 서비스가 추가된다.

애플이 건강 산업 중 수면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슬립테크' 시장이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슬립테크란 '수면(Sleep)'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나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해 수면 전 환경·수면 중·기상할 때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질 높은 수면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기나 서비스를 말한다. 

'수면'은 이전부터 중요시되는 분야였지만,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관심이 특히 더 커졌다. 이에 스타트업 기업 중심으로 형성됐던 슬립테크 시장에 글로벌 전자업계가 속속히 진출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갤럭시 워치 사용자에게 수면무호흡 증상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사용자에게 수면무호흡 증상 여부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국내 가전 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슬립테크 산업을 미래먹거리로 점찍으며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건강 관리 솔루션 '삼성 헬스'로 이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 갤럭시 워치를 중심으로 헬스 전략이 개편하면서 수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의 선점은 성공적이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워치 사용자 중 절반은 매주 수면 기능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40%는 최소 주 3회 이상 꾸준히 수면 기능을 사용하고, 수면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7월 언팩에서 공개한 갤럭시워치6는 수면 측정, 개선은 물론 수면환경 조성 기능까지 탑재했다. 혼 팍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 팀장은 "올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수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언팩 한달 전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서도 그는 "삼성 헬스의 주요 미래 전략 중 하나가 수면 기능"이라며 "스마트 워치뿐만 아니라 이어버드·링(반지) 같은 광범위한 웨어러블을 통해 수면을 탐지하는 것까지 상품군을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의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 밤의 수면 지표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 밤의 수면 지표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2022년 슬립웨이브컴퍼니를 사내독립기업(CIC)으로 하면서 슬립테크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7월 슬립웨이브컴퍼니는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를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차기작이 '손목'에 집중한 것과 달리 모바일 사업을 중단한 LG전자의 '브리즈'는 '귀'에 직접 신호를 쏴 숙면을 유도하는 제품이다. 뇌파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 상태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에 기록된 생활 데이터와 연계해 안정과 숙면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LG전자와 '수면 분야 연구 협력' 협약을 체결한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도 AI 기반 차세대 스마트 가전을 개발하고 있다. 에이슬립은 숨소리만을 이용해 수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별도 기기를 착용하지 않고도 고객의 수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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